북한이 올해 성과 중 하나로 내세웠던 수해복구 작업의 후일담이 22일 수도당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는 전날인 21일 자로 ‘수도당원의 추억(1)’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17분55초 분량의 영상은 수도당원들의 인터뷰와 이들의 활약상을 담은 사진으로 구성됐다.
영상에서 당원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함경도 수해 현장에 파견돼 70여 일간 살림집(주택) 등을 건설하고 평양에 돌아오기까지의 소회를 들려주었다.
‘가정부인’으로서 당원사단에 선출돼 조금 망설이기도 했다는 길명희(제1수도당원사단 모란봉구역대대 4중대 대원)는 “졸음을 참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라고 꼽았다.
그는 “밤낮이 따로 없이 긴장한 전투를 벌였는데 어떤 때는 밤에 한 시간도 자지 못했다”며 철야전까지 벌이며 복구 작업 속도를 냈던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식당에 들어가는 것도 시간이 아까워서 식사도 현장에서 여자들이 밥을 날라다 주었다”며 “밤에 모래판에서 비닐박막을 깔고 한두 시간 쪽잠을 자면서 블로크 찍는 작업을 연 3일 동안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속도전을 벌인 것은 당초 수해 복구 마감 시한을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10일)로 잡았기 때문이다. 9월 초에 현장에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남짓한 기간이다.
올해 8~9월 북한을 덮친 홍수와 태풍 피해 상황에 대해 “여태 살면서 보지 못한 상태”라는 발언도 있었다.
제1수도당원사단 모란봉구역대대 4중대장인 박경일은 현지에 도착해 배낭을 풀고 작업 현장에 나와보니 “(바닷가 지역) 살림집은 사람이 살 형편조차 못되었고 그로부터 좀 떨어진 지대까지 물이 차올라서 집안에 물이 찬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현지 주민조차 “여기서 살면서 이러한 해일, 이러한 피해는 난생처음”이라고 했다며 큰 피해를 입은 그들에게 물 한 그릇 달라고 말하지 못해 직접 우물가에서 물을 떠다 마셨다고 했다. 이는 당시 수해 정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수해 복구가 끝나자 “보람이 컸다”라고 입을 모았다. 박경일은 “저게 우리가 지은 집이 맞나. 나 같아도 살고 싶다”면서 “기뻐하는 현지 주민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라고 말했다. 길명희도 “처음으로 그런 한지에 나가서 숙식하면서 한번 해봤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은 컸다”라고 덧붙였다.
수도당원사단은 수해복구 작업을 끝내고 지난달 20일 평양 주민들과 당 간부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복귀했다. 이후에도 이들의 성과는 올해 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으로 최근까지 선전되고 있다.
내년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80일 전투’의 막바지에 이른 요즘 이 같은 영상을 제작한 것도 같은 의도로 보인다. 수해 복구 성과를 김 위원장의 은덕으로 돌려 충성심과 내부 결속을 꾀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당원들도 인터뷰에서 “원수님이 지방 인민 생활 안정을 위해서 얼마나 마음 쓰시었는가 잘 알았다”며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의 ‘인민 사랑’을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