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진보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오는 24일 출간되는 책 ‘싸가지 없는 정치’(인물과사상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적 침묵’과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 등에 대해 비판의 의견을 내놓았다.
강 교수는 책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둘을 둘러싼 사람들, 특히 여야 의원들의 다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에 있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다른 주요 사건들에 대해서도 늘 침묵으로 대처했다”며 “치열한 갈등 국면에서 마지못해 내놓는 ‘원칙 천명’ 발언도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강 교수는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화법을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부르는 것을 불경스럽게 생각해 자제해왔지만, 이달 3일 청와대 대변인 입을 통해 나온 발언을 듣고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강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며 “이거야말로 유체이탈 화법이 아니고 무엇이랴”고 밝혔다. 또한 “12월7일의 사과 발언도 마찬가지”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죄송하다고 말한 건 여당의 ‘다수결 독재’를 화끈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을 뿐, 국민을 향해 말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사실상 열성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말한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으로, 그의 주요 발언엔 영혼의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고 했다.
강 교수는 이뿐만 아니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등 현 정권하에서 벌어진 수많은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물론 정권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강 교수는 “왜 문재인 정권은 정치를 ‘적과 동지’의 대결 구도로만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하면서 던진 메시지를 인용하며 “귀담아들을 말이 많건만, 민주당은 비난 일색이었”다고 했다. 이어 “역으로 이런 비난이야말로 금태섭의 말이 옳았음을 입증해준 건 아니었을까”라며 “우리 편이 아니면 무조건 섬멸해야 할 적이라는 사고방식의 전형을 보여준 건 아닐까”라고 했다.
이외에도 강 교수는 임은정 검사,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어준과 나꼼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팬덤, 유시민 작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계몽군주’ 발언, 조국 사태, 박정희 전 대통령,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586운동권, 가덕도 신공항 건설 논란, 적폐 청산, 태극기 부대 등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강 교수는 머리말에서 “내가 열망하는 건 ‘싸가지 있는 정치’, 즉 ‘대화와 타협의 정치’”라며 “나는 우리가 그런 정치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진보주의자들은 이상하게 ‘애국’이라는 단어를 혐오하는 지적 허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애국을 좋아한다”며 “무조건 자기편이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자신을 좀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을 하는 정치’에 참여하고 일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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