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정의당 농성장 찾아 ‘구의역 발언’ 사과…유가족 ‘거절’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2일 16시 48분


산재 유가족 "사고당사자와 유가족에 사죄하라"
대변인 "당에서 거절했는데 일방적으로 왔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본청 앞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에게 ‘구의역 발언’을 사과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고 당사자와 유가족에 사죄하라”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사과를 받지 않은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위해 국회에 온 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문회 개회를 앞두고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농성장에서는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씨와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2일째 단식 중이었다.

현장에 있던 정의당 원내관계자는 “사전 협의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사고 당사자와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라. 우리는 그 사람들을 대신해 용서하거나 사과받을 자격이 없다”며 “형식적 사과가 아니라 정말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분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렇게 찾아오는 건 예의가 아니다. 청문회를 앞둔 후보자가 사과하는 마음이 진심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오는 건 결례”라고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단식농성하시는 산재 유가족 분들이 방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도 예고없이 찾아왔다. 갑작스럽고 무례한 방문”이라며 “변 후보자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사과했지만, 유족들은 우리에게 사과하지 말라고 하셨다. 같은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변 후보자 측에서 유족을 만나려 연락이 왔는데 당에서 거절했다. 사무처에서 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일방적으로 왔다”며 “유족들의 경우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 군과 관련해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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