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ED 회장 “대북전단법, 남북 사이 분단의 벽 강화할 수도”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5월30일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 교산리에서 ‘꽃제비 지성호, 공사 태영호 국회의원 되다’ 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을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5.1

미국 비영리단체인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칼 거쉬먼 회장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한 서호 통일부 차관의 기고문에 우려를 표하면서 해당 법안이 “오히려 반대 효과를 내 남북한 사이 분단의 벽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칼 거쉬먼 회장은 대북전단법의 필요성을 설명한 서 차관의 주장과 관련해 “정보의 확산을 범죄시하는 것은 인권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촉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서 차관은 지난 20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향상시키려는 시민사회와 국제 단체의 노력은 중요하다”면서도 “남북한 간 대화와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인권 문제와 관련된) 목표를 이루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쉬먼 회장은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은 어떠한 전단살포 활동에도 기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정확하고 새로운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을 지지한다”며 “이들 없이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다”고 말했다.

또한 거쉬먼 회장은 통일부가 최근 배포한 법안 설명자료에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잘못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실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통일부의 설명자료에는 거쉬먼 회장이 지난 6월 VOA(미국의소리)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효과적인 정보유입 방법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VOA 기사 원문의 제목이 “NED 회장 ‘대북전단 금지 유감’”으로 시작하고, 거쉬먼 회장이 “북한이 한국을 괴롭힐 수 있도록 한국이 반응했고, 평화를 도모하기는커녕 한국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만을 손상시킬 것”이란 입장 등 인터뷰의 맥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해당 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의 부위원장이기도 한 세계기독연대(CSW)의 베네딕트 로저스 선임분석관은 RFA에 “이번 법안은 매우 충격적이며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이번 사안을 재고할 것과 한국이 이 법안을 철회하도록 국제사회가 즉시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여러 인권 협약의 가입국인 한국은 기본적인 자유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자유를 훼손시킨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