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장이 한순간에 숙연해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변 후보자의 ‘구의역 막말’을 지적하며 김군 어머니의 육성 음성을 공개하면서다.
심 의원을 통해 공개된 음성 파일에서 김군의 어머니는 “눈을 감으면 예전에 살아있던 아이 얼굴이 기억이 안 나요. 3초만 늦게 문을 열었으면 그 얼굴을 지금 제가 볼 수 있는데 제 남은 인생은 숨 쉬고 있지만 살아있는 게 아니다”고 오열했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고도 했다.
곧이어 심 의원은 변 후보자에게 “(구의역) 김군이 실수로 죽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잠시 침묵하던 변 후보자는 “아니다”고 답했다.
심 의원은“ (김군 어머니는) ‘본인의 실수로, 또 부주의로 죽었다’, 바로 후보자가 말한 인식이 내 아들을 죽이고, 내 삶까지 빼앗아갔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처참하게 아들을 빼앗겼는데 지금 정치도, 기업도 달라진 게 없다. 어제, 오늘, 내일도 처참한 죽음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은 재난의 시대다. 고위공직자 검증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 정책과 능력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절대 그게 먼저가 아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지켜줄 수 있는 철학과 가치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변 후보자를 향해 “‘사람이 먼저다’라고 국정 철학을 내건 정부에선 (후보자가) 더 적합하지 않다는 게 민심”이라며 “장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꼬집었다.
이에 변 후보자는 “고인이나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욱더 반성하면서 사과하고 마음의 죄, 빚을 진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서는 “재난이나 재해, 안전 문제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잘못 설계돼 있거나 미처 예방할 수 있는 예산이나 제도 또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며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게 필요한데 대표적인 게 중대재해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법안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게 시행되도록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