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북한, 미국에 유보적·유화적 입장 낼 가능성 많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4일 17시 26분


정세현 "한미연합훈련 중단 메시지 나와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내년 1월 북한이 노동당 대회 등을 계기로 발표할 대외 전략에서 미국에 대해 유보적이거나 유화적인 입장을 낼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의 특별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1월 초에 북의 신년사에서 8차 당대회까지 정치적 이벤트가 크게 있고, 미국은 바이든 당선자가 1월20일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우리 대통령도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며 “세 정부의 입장이 서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에서 어떤 전략적 방침을 내놓느냐가 많이 중요할 것 같다”며 “제 판단에는 미국과 관련해서는 조금 유보적이거나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많다. 강경한 입장은 시간을 가지고 보는 태도를 취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적으로 남쪽과 관련해서는 좀 더 긍정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접근을 해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런 부분들에 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 관련 공동 대응을 통한 극복 과정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주목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다시 문재인 정부에 업혀서 워싱턴을 가야겠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려면 지금부터 내년 당대회 전까지 남한을 통해서 북미정상회담이나 북미관계 개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대통령이 말씀했듯이, 바이든 정부의 취임 선물로 2021년도 한미연합훈련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서 중단하거나 최소화하는 식으로 (한미가) 논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가면 (북한이) 통일부의 대북 제안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최근에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훈련을 하면서 카디즈(KADIZ·한국방공식별구역) 영역까지 돌았다 나가면서 긴장을 조성하자 미국과 일본이 발끈하고 합동훈련으로 견제하겠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충분히 들 수 있다”면서도 “(한·미 간) 오해는 설득을 통해서 줄여나가면 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내년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한 전략적 검토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코로나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하고, 그 직후에 예정돼 있는 도쿄 올림픽 상황에 어떻게 임하는 게 현명한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갈등과 긴장으로 가지 않고 지혜롭게 한미연합훈련의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