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동으로 여권 내 인적 쇄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만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2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교체한 뒤 개각을 마치는 대로 노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개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노 실장 교체는 물론이고 경제 투톱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 경제팀 교체 등 전면 쇄신 가능성도 거론된다.
2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노 실장은 추 장관 교체 등 일부 부처 개각 전후 문 대통령에게 다시 사의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한 만큼 노 실장이 윤 총장 징계 등 최근 사태들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친문 진영에서는 노 실장의 후임인 ‘3기 비서실장’에 대한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정치권 인사가 아닌 교수 출신이 비서실장으로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 실장의 교체 시점은 추 장관의 사표 수리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추 장관 교체는 2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마무리된 직후 이르면 29일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했다. 그간 소회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 등 3, 4개 부처 장관이 함께 바뀌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검증 문제 등이 있어 일단 법무부 장관 원포인트 교체 이후 개각 가능성이 있다”며 “청와대 개편은 개각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실장 측도 “아직은 (사표 내고 나갈)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여권 내부에선 국정동력을 다잡기 위해선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퍼져 나오고 있다. 특히 친문 진영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며 ‘피눈물’을 흘리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면서 청와대 전면 개편 주장도 나온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대로는 못 버틴다. 지금 상황이면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백신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둔 참모들도 다 책임져야 한다. ‘내가 잘못했다’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3대 실장 중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두 명은 현 상황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 청구 조치 과정에서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김종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 측과도 소통이 안 되고 추 장관에게 치이면서 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여권 내 위기감에 2차 개각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던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물론이고 홍남기 부총리에 대해서도 후임자 물색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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