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선호도 1위 올라선 윤석열…국민의힘 심사는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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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8일 12시 25분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체 1위를 차지하자 윤 총장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시선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는데, 이날 발표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밖까지 벌렸다.

이날 발표된 조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 처음으로 이뤄졌는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대권주자 선호도가 오르기보다는 윤 총장 선호도가 상승했다. 다만 안 대표도 이번 조사 대상에는 포함됐다.

윤 총장의 선호도 고공행진은 그가 범보수 야권 선두 주자로 등장한 이후부터 현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 선호도 상승 추이가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또는 범보수 야권 지지율 상승과 연동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출범 이후 민주당과의 격차를 최대치로 벌리며 당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과 야당 지지율 상승이 윤 총장 선호도 오름세와 함께 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1위를 차지하는 건 주목할 현상인 건 사실이지만, 윤 총장 선호도가 현 정권을 향한 불만의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일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가 이뤄진 시점은 지난 21~24일인데, 윤 총장은 이 기간 동안 자신에게 내려진 정직 2개월의 징계가 정당한지 법원에서 다투고 있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의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윤 총장과 정부 사이 대립 국면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이뤄진 조사인 만큼 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총장이 범보수 야권에서 선호도 1위를 굳히기 시작한 이후로 이 같은 메시지를 내고 있다. 자체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여전히 군소후보 수준의 선호도를 보이고 있지만 ‘윤 총장 1위’는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지’일 뿐이란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총장을 향해 “야당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이 정권을 심판한 결과”라고 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이란 점을 들어 정치에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해 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큰틀에서 보면 윤 총장을 향한 폭발적 지지는 정권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분노로 연결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인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지지율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마치고 나면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텐데, 지금은 서울·부산시장에 ‘올인’하다시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미 검증된 우리 당의 후보들도 두각을 드러낼 것이고,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결과적으로 ‘윤석열 띄워주기’에만 기여하면서, 자체 대권주자군을 형성하지 않고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정부·여당에서) 빠져나가는 여론이 국민의힘으로 안 가고 윤 총장 등 바깥으로 향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으로서는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엄청난 위기상황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은 결과적으로 윤 총장에 힘을 실어준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는 ‘전략실패’를 한 것”이라며 “지도부 발언 등으로 윤 총장을 언급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현 정부에 실망한 지지율이 윤 총장에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민의힘 주자에 시선을 줄 이유가 없어진다”며 “국민의힘 내부에 판을 키우고, 국민의힘 인사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서 제1야당의 동력을 회복하는 것이 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041명에게 물어 이날 발표한 ‘12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총장 선호도는 23.9%로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는 각각 18.2%로 공동 2위를 기록했고,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6.0%, 안철수 대표가 4.0%,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1%,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 유승민 전 의원은 2.8% 순으로 뒤따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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