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여러 문제 제기에도 다른 추천위원들이 강행"
국민의힘 의원들 회의 앞서 공수처 반대 피켓 시위
오늘 최종 선출할 수도…전현정·김진욱 가능성 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6차 회의가 28일 열린 가운데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의결 절차 강행에 항의해 퇴장했다. 두 추천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추천위원들은 공수처장 후보 표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와 한 교수는 이날 오후 3시20분께 회의 도중 나와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이 변호사는 회의장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비토권이 박탈된 상태에서 이뤄진 회의였고 새로 추천된 한석훈 추천위원이 후보를 추천한다고 하고 심사를 위해 여러 가지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다른 추천위원들이 (표결 절차를) 강행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야당 추천위원들은 참여하지 않기로 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도 “완전히 퇴장했다. (공수처장 후보) 심사를 위해서 추가 문제제기를 했는데 무시하고 의결한다고 해서 나왔다”며 “향후 대응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친문독재 공수처 OUT’ ‘묻지마 공수처는 권력의 사냥개’ 등의 피켓을 들고 야당의 비토권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은 이날 오후 추천위 회의가 열리는 본청 220호 앞에서 입장하는 추천위원들을 향해 피켓을 들고 섰다.
유 의원은 추천위원이 모두 입장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야당의 비토권을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며 “새로 참여하는 야당 추천위원의 추천권은 철저히 보장돼야 하고 그에 따라서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새로 선임된 야당 추천위원의 추천권, 서류 심사권, 의결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한다면 오늘 추천위는 원천 무효라 할 것”이라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이 같은 절차적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지 국민의힘에서 철저히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처장 후보 심사 대상은 총 8명으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 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판사 출신인 전현정·권동주 변호사, 검사 출신인 최운식·강찬우·김경수 변호사 등이다.
이 중 지난 4차 회의에서 최다 득표를 얻었던 판사 출신의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 연구관과 전현정 변호사가 최종 처장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김 선임 연구관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전 변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각각 추천한 인물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의결정족수 기준을 완화해 추천위원 7명 중 5명 찬성으로 최종 후보를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를 행사해도 후보 의결이 가능하다.
추천위가 이날 최종 후보 2명을 결정하면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처장 후보로 지명하게 된다. 지명된 처장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민주당은 처장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늦어도 내년 1월 공식적으로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입장으로, 추천위가 후보를 의결할 경우 행정소송과 가처분 및 위헌법률심사 제청 등 법적 대응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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