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9일 경찰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수사 종결 발표에 대해 ‘경찰의 2차 가해’라며 맹렬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5개월 동안 46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요란했던 경찰 수사는 허무한 용두사미로 끝났다”며 “피해자 중심주의라더니 피해자만 빼고 정권의 눈치만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김 대변인은 “확인된 사실관계도 밝히지 못하는 경찰 수사는 피해 호소인이라 호도한 민주당 주장과 무슨 차이가 있나”라며 “진실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검찰에 공을 넘긴 경찰은 결국 피해여성의 2차 가해 대열에 합류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형 성범죄라고 입장을 밝혔던 정영애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 페미니스트 대통령임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를 고립무원으로 내몬 수사 결과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46명의 전담수사팀을 투입해 5개월 동안 수사했다는데 빈손이라니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라며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행해 막강한 공룡 경찰로 키워 내겠다는 집권여당에 화답해 감사의 선물이라도 하려는 것이었나”라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증거가 없다는 경찰 발표를 믿을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며 “의혹을 하나도 밝히지 못했다면 직무를 유기했거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것이고, 의도적으로 덮어 종결했다면 사악한 행위로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야말로 범죄를 방조한 것이며 피해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세력에게 빌미를 줘 2차, 3차 가해를 야기하는 범죄에 동조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은 ‘빈손’ 수사 결과만을 내놓았고 전 서울시장의 측근들은 2차 가해를 이어가고 있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규명된 사실관계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고, 추행 방조 건과 관련해서도 검찰에 공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으로 박 전 시장 측근이었던 윤준병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경찰은 박 전 시장 의혹과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 의혹 등을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며 “경찰은 피해자와 서울시 직원 등 참고인 26명과 피고발인 5명을 조사했다. 이들의 방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7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을 강제추행 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며 “검찰의 최종 처분과 고발인들의 반성하는 자세 등을 보고 가세연 등 고발인에 대해서 무고 등 법적 조치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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