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그는 ‘구의역 김 군’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구의역 김 군’ 관련 발언에 대해 “비판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6번째 장관이 된 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이례적으로 질책한 것이다.
변 장관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을 위해 문 대통령에 앞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도착했다. 웃음을 나누는 다른 장관들과 달리 시종 굳은 표정이었던 변 장관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마지막으로 임명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을 준 뒤 박수를 쳤다.
이어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주로 덕담을 건넨 다른 장관들과 달리 변 장관에게 “‘구의역 김 군’과 관련한 발언은 안전·인권 문제인 데다 비정규직 젊은이가 꿈을 잃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판받을 만했다”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김모 군에 대해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식에서 과거를 질책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주택 소유를 위한 공급에서부터 서민·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은 물론이고 질 좋은 중산층용 임대주택에 이르기까지 확실하게 공급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변 장관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불안을 충분한 주택이 싸게 공급될 것이란 신뢰로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이에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선 내년 2월 설 명절 전에 도심 주택 공급 확충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서울 시내 저밀 개발된 지하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장관이 내놓을 공급 대책과 관련해선 역세권 범위를 역 반경 500m까지 넓히고 용적률은 300%까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빌라, 단독주택 등이 밀집한 저층 주거지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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