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시기 밝힌 北…김정은 ‘육성 신년사’ 또 건너뛸까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30일 13시 27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0일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0일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를 내년 ‘1월 초순’에 개최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당 대회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발신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2차 정치국 회의가 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정치국은 당 제8차 회의를 2021년 1월 초순에 개회할 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육성 신년사를 해왔다. 다만 올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다음해인 2012년 신년에는 진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8∼31일 나흘간 열린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회의 연설을 올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대체한 바 있다.

북한이 내년 ‘1월 초순’ 당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2021년 1월 1일에 있을 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여부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우선 신년사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당 대회에서 다뤄질 내용이 신년사에서 다뤄질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근거로 꼽는다. 당 대회는 5년만에 열리는 행사로 비교적 긴 호흡의 메시지를 다루지만 신년사는 그보다 좁은 기간인 1년간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까지 담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당 대회 개최와 신년사 발표의 시기상 공백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올해에는 전원회의 개최 기간(2019년 12월 28~31일)과 신년사를 발표해야하는 1월 1일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신년사 대체가 가능했지만, 내년에는 북한이 1월 초순으로 당 대회 일정을 잡았기에 신년사가 나와야할 1월 1일과 일정 기간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는 전원회의가 길어지면서 그 결과 발표로 올해 신년사가 대체됐다”면서 “그러나 내년의 경우 당 대회를 초순에 개최하면 늦으면 10일쯤 당 결정문 등이 나올 것으로 보여, 신년사를 발표하는 1일과는 간격이 있어 공백을 고려해 신년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회에서는 5년의 대내외 정책을 밝히는 것이지만 신년사는 그해 1년의 대내외 정책을 밝히는 것으로, ‘올해의 메시지’만을 전달하기 위해 신년사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당 대회는 5년을 주기로 개최되는 것으로 긴 호흡의 정책을 내놓는 자리로 비교적 주기가 짧은 전원회의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원회의가 신년사로 대체될 수는 있어도 당대회가 대체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초점을 분산시키지 않고 당 대회에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신년사와 당대회 결과 발표를) 합칠 가능성도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년 단위 정책 방향을 담는 신년사의 내용과 당대회에서 다뤄질 내용이 중복되기 때문에 내년은 신년사 발표 없이 넘어갈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이 내세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 부담을 덜기 위해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대회의 ‘사업총화 보고’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월 1일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년사와 당대회 간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빠른 연초나 김 위원장의 생일인 8일 이전에 당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내년 1월 1일 신년사가 있다면, 신년사가 공개될 방식이나 형식도 주목된다. 선대와 같이 3대 신문 공동사설 형태로 신년사를 내보일지, 김정은 위원장이 기존에 해오던 것과 같이 육성으로 전할지도 미지수다.

이날 북한은 내년 당대회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기간만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 개최 전 북한은 정확한 개최 일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8차 당 대회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열릴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1월 초순’으로 얘기한 만큼 1일에서 10일까지 모두 가능성이 있고, 사흘이나 나흘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대회에 참석자들이 금수산궁전 참배 등의 일정이 있는 것을 감안해 “1월 4~7일에 개최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정과 의제를 모두 정해놓고 회의 개시일이 1월초라는 모호한 표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동통제와 연관이 있을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깜짝 대회 시작의 이벤트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 모호성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교수는 지난 7차 당대회와 마찬가지로 3박 4일 일정의 당 대회 기간을 예상하면서 “1월 4~7일 사이에 개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1월 8일 이후에 개최될 경우 중순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당 대회가 개최되기 전 북한이 구체적인 일정을 한 번 더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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