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 고른 ‘마지막 비서실장’…왜 유영민일까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31일 11시 20분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0.1.30/뉴스1 © News1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0.1.30/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에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69)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랫동안 문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온 측근이나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주로 노 실장 후임으로 거론돼 온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부산 출생인 유 전 장관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LG전자에 오래 몸담았다. LG CNS 부사장, 포스코 ICT 사업 총괄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등을 역임했고, ‘국내 CIO(최고정보책임자) 1세대’로도 불린다.

유 전 장관은 2016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문 대통령에 의해 영입돼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SNS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고, 같은 해 7월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부 장관에 임명됐다. 2016년에 이어 올해 두 차례 부산 해운대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이 아닌 유 전 장관을 차기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은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정치인을 기용해 이른바 ‘친위 체제’를 구축하기보단 과학기술 전문성을 가진 유 전 장관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등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거론돼 온 측근이나 정치인 후보군의 경우 지나친 여론의 주목을 받아 오히려 문 대통령의 원만한 임기 마무리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정치 통합과 안정적 관리에 방점을 두고 유 전 장관을 기용했다는 관측이다. 유 전 장관은 주변과의 소통에도 능하다고 한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017년 유 전 장관을 장관으로 기용할 당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출발해 ICT분야의 풍부한 현장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 연구소장, 전문경영인을 거치면서 쌓아온 융합적 리더십이 큰 장점”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집권 5년차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선 무엇보다 경제 회복이 중요한 만큼 실물 경제를 잘 아는 유 전 장관을 기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이 사실상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까지를 고려한 인선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 전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같은 부산 출신이다. 1951년생으로 문 대통령(1953년생)과 비슷한 나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경남 양산에 머무르면서 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으로, 연배 등을 고려해 편안한 유 전 장관을 선택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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