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박근혜·이명박 사면,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건의드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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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일 07시 12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 신축년을 맞이하며 뉴스1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1/뉴스1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 신축년을 맞이하며 뉴스1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1/뉴스1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적절한 시기가 오면 두 전직 대통령(박근혜·이명박)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가진 ‘뉴스1’과 신년 인터뷰에서 “형 집행 확정이 언제 되느냐에 따라서, 적절한 시기가 오면 대통령께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 드릴 생각”이라며 “시기에 따라 다른 방법도 있다. 집행이 확정되면 사면이 가능하지만, 그 전에 형 집행 정지라는 것도 있다”고 했다.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하는 이 대표는 ‘국민 통합’을 새해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 최선을 다해 ‘전진’과 ‘통합’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은 정치적 대타협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추미애-윤석열’ 사태 등으로 국론 분열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을 다잡기 위해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도 ‘새해에는 각계 지도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한) 설명도 해드리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19 방역 전반을 살펴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로드맵도 마련했다.

이 대표는 “1월 상순 변창흠 국토부장관을 모시고 주택 정책을 논의하겠다. 장관이 가진 생각과 당이 준비한 생각을 서로 맞춰보고 좀 더 완성도 높은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월 중순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을 모시고 백신 치료제 문제를 포함한 방역 전체에 대해 듣고 당이 도와드릴 부분은 돕고, 제안도 드릴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선 “확진자 수에 비해 치료제 생산량이 넉넉한 편이 될 것”이라며 “‘조기 다수 치료’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전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3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급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몹시 강화되는 시점에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방역과 상충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낙연 대표와의 일문일답.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부문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

▶제일 중요한 것은 민생과 관련된 입법이다. 혁신 성장과 신(新)산업을 위한 케이(K)-뉴딜, 한국판 뉴딜 관련 입법을 2월 임시국회까지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전과 후에 민생을 면밀히 살펴서 늦지 않게 지원하겠다.

-절제된 답변을 두고 ‘고구마 답변’이란 지적도 나온다.

▶역할에 충실하려는 버릇이 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역할은 당이 해야 하고, 저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니 할 일을 분명히 하겠다.

-‘호랑이 선생님’이란 별명도 있었다.

▶아니다. 주로 듣는 편이다. 지난번에 무슨 지적을 했더니 ‘불같이 화냈다’고 보도하던데 오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원들과 일할 때와 정치집단에서 일할 때는 다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모처럼 입법을 하는데 법 취지가 반감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이런 혹한에 건물 밖에서 산업재해 희생자 유가족들이 3주째 단식을 하고 계신다.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으니 빨리 저분들 집에 가시게 해드립시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영수회담도 제안하셨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9월에도 영수회담 이야기를 했었다. 여야가 국회를 무대로 대치하는 국면이 길어져서 국민께서 몹시 속상하시고 피곤해하시는데 해가 바뀌었으니 국민들을 편하게 해드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취지에서 대통령과 제1야당의 지도자가 만나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을 했고 제안을 드렸다.

-대통령께도 영수회담을 제안하셨나.

▶미리 말씀드리지는 않았다. 지난달 26일에 뵀을 때 여야 영수회담으로는 말씀은 안 드렸다. 대통령께는 ‘각계 지도자를 만나 지혜를 들어보고 국민께도 직접 나서서 어려운 것은 어려운대로 설명해드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대통령께서 노력은 하시지만 코로나19 등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많다. 고령자와 의료진 외 국민은 언제쯤 접종이 가능한가.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일반 국민은 2분기부터다. 그 이전에 국내에서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간 치료제가 사용될 수 있다면 상당한 정도까지 국민들께서 걱정을 덜하시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재정건전성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대표가 생각하는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유지 방안은.

▶조화의 문제다. 재정도 더 건전하게 만들면서 지급도 더 활발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 어느 선에서 조화를 이룰지가 문제다.

-당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 주장이 나온다.

▶지난 의원총회(29일)를 계기로 정리가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당 검찰개혁특위를 중심으로 제도적 개혁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많이 신경쓰이실 것 같다. 지지율이 녹록치 않다.

▶이벤트 한 두건으로 민심을 얻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면서 서울과 부산 지역의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시민들의 마음을 얻겠다.

-임기와 보궐선거가 맞물려 있다 보니 대표의 역할에 대한 여러 얘기가 나온다. 보궐선거까지 마치고 임기를 끝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말도 안 된다. (당헌·당규에) 정해졌으면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다.

-입법 성과가 상당한 수준이다. 개혁 법안 등을 처리하면 당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현재 지지율이 그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다 아시지 않나. 그러나 입법의 의미나 성과 자체가 훼손될 수는 없다. 결코 가벼운 성과가 아니다.

-21대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되는 법안이 많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다만 예산안이 6년 만에 여야 합의로 법정 시한 안에 처리가 됐다. 권력기관 개혁3법 중 경찰법은 여야가 합의 처리했다. 그 많은 법 중에 필리버스터가 걸린 것이 3건이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다. 과거처럼 초법적이고 탈법적으로 처리된 것은 한 건도 없다.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지고 그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물리력 없이 처리됐다. 이 또한 발전이라면 발전이다. 저희 나름의 고민이 있었고 협치를 해야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마냥 늦출 수 없는 개혁 과제라 불가피했다.

-당청과 호흡을 맞추고 있으나 한편 이낙연 대표만의 색채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기국회 회기는 무슨 청와대 색깔이 따로 있고 이낙연 색깔이 따로 있고 그런 시기가 아니다. 날마다 몇 십 년을 끌어온 입법 과제를 다루는데 대표라는 사람이 색깔을 낸다고 돌아다니면 그것이 아름답겠나. 그런 위중한 과제를 떠안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는 개인플레이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작년 초와 상황이 다르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대표가 되고 난 뒤에는 입법 격돌의 시기였다. 집권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이 꼭 인기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저 자신의 부족함도 있었을 것이다.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다.

-한정애 환경부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오래 전부터 요청이 있었다고 하는데, 다음 개각을 앞두고 추가적인 당내 인사가 있나.

▶한 후보자는 중요 당직을 맡고 있어 사전에 양해 구한 것일 뿐 모든 의원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추가는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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