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론에 선 긋는 야당… 내부선 고심 깊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일 17시 17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들이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들이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던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여권의 정치적 의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사면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우리도 사면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과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등 내부적으로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제기한 사면론에 대해 “지난번에 만나서도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만 밝혔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김 위원장과 회동했을 때 사면론을 꺼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사면을 발표한 것도 아니고, 사면을 건의했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한테 의견을 묻는 것도 아니라서 공식 대응을 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면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 대표가 당장 건의하는 게 아니고 적당한 때를 봐서 건의한다는 거 아닌가”라며 “청와대와 교감 하에 하는 거라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라면 희망고문에 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면을 하려면 거짓말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는 취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봉하마을을 방문하기 직전 사면론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두 전직 대통령이) 만약 코로나19에 감염이라도 되면 자기들 부담이 되는 것도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신중한 태도와 달리 당내에서는 사면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정진석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충동적으로 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며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통화에서 “(여권이) 선거에 이용하더라도 (이 대표의) 사면 발언은 잘 한 것”이라며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 대표의 발언이 진심이길 바란다”며 “대통령의 조속한 사면 결정을 기대한다”고 썼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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