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의사 “北 코로나 감염자 0명?…최소 3만명 넘을 것”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6일 10시 44분


탈북자 출신 전염병 전문가 분석
"北, 백신 해킹해 입수해도 냉장 보관시설 열악해 사용할 수 없어"

북한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소 3만명 이상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탈북 전염병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탈북자 출신인 최정훈(46)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6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경험상 북한에서 통계 날조는 ‘공공연한 비밀’ 이라며, 코로나19 감염자는 최소 3만명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청진의대 임상의학부를 졸업한 뒤 의사로 활동, 전염병 역학조사 등을 하다가 2012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고려대에서 북한 전염병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또 북한은 해외 백신 개발 기업을 해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백신을 입수했다고 해도 냉장 보관시설 등이 열악해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한편, 격리 및 감시 대상자가 총 3만명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등을 통해 발표해왔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격리 및 감시 대상자가 발생한 지역이 코로나19가 처음 확인된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집중된 것이나, 감염관리에 종사해온 자신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실제 감염자는 최소 3만명이 넘는다고 예측했다.

다만 감염 확인 진단키트가 지방에까지 보급되지 못해, 감염이 의심돼도 확인할 수 없어 북한도 정확한 숫자를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월 이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지방에 잠복하는 등 4월 사망설까지 나돈 데 대해 그는 해외를 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양에 거주하고 있어 “평양이 코로나19로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어 북한에 전염병 방역 시스템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방역을 명목으로 한 주민통제는 자본주의 국가보다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이 방역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감염 봉쇄는 감염원 및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가 필수지만, 북한에서는 진단키트가 충분하지 않아 감염원을 찾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격리시킨 주민들이 격리기간 동안 음식과 물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가 없다. 주민들은 스스로 식량을 확보할 수 밖에 없어 주민 이동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북한은 정부 산하 해커 그룹을 활용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여러 해외기업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북한이 향후 훔친 기술과 밀수 등으로 백신을 입수해, “자국에서 개발했다”고 강변하는 사태도 또한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백신을 손에 넣은 것 만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없는 사정도있다.

백신은 냉장 보관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냉장 보관 할 수 없는 환경도 적지 않다. 냉장 설비가 있어도 평양에서조차 종종 정전이있을 정도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냉장이 중단되어 버리는 일도 다반사다.

북한에서는 전염병이 유행했을 때의 격리 환경도 열악하다. 최 교수에 따르면, 주거 입구 문에 “X”자형으로 나무를 못으로 박아 입구를 막아 버리는 경우도있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상황이 좋지 않아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격리돼 갇힌 채 사망하는 사람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주민은 사람으로 간주되지 않아 “기본적 인권인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북한은 WHO에 코로나19 관련 검사 총수도 보고하고 있지만 최씨는 현실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체제의 ‘감염자 제로’라는 주장에 맞춰, 여러 번 검사하고 음성이라는 숫자만을 보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은 취약한 의료 시스템 속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지원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최 교수는 “북한에게는 체제 유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 수 없는 가운데 한국이 지원하게 되면 “국가의 자존심에 상처가 나 체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최 교수는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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