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나경원 총질에 오세훈 ‘의문의 1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6일 10시 53분


2019년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19년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주자들 사이에서 ‘박원순 당선’ 책임을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의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자들 간 신경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신환 "박원순 조연" 나경원·오세훈 겨냥
설전의 포문은 오신환 전 의원이 열었다. 오 전 의원은 지난 5일 출마 회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당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당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발언은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예상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미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이들은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매개로 인연을 갖고 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도입 찬반 주민투표 여파로 중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고, 나 전 의원은 2011년 10월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지만 박 전 시장에게 패배했다. 당시 안 대표는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박 전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왔다.

나경원 "선당후사 매도" 반박
그러자 나 전 의원이 반박하고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당후사의 정신이 이렇게 매도되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그 누구도 서울시장 선거승리를 기대하지 못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출마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 전 의원은 6일에도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등을 겨냥했다. 그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겠다는 분들이 10년 전에 똑같이 박원순 전 시장의 등장에 조연 역할을 했던 분”이라며 “과거의 프레임에서 진흙탕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을 일하는 자리”라며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경선 '신경전' 본격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스1

실제 나 전 의원은 오 전 의원의 ‘박원순 당선 조연’ 주장을 반박하면서 “(2011년 10월) 보궐선거가 치러진 이유를 제공한 주체가 바로 한나라당이 배출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이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던 이유가 오 전 시장의 중도사퇴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이달 3일 회동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 정도만 얘기됐을 뿐 구체적인 의견 접근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