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군 내 ‘박원순 책임론’…국민의힘 “불필요한 내부 총질”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6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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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10년 전 朴 조연 출마" vs 나경원 "선당후사"
선거 3개월여 앞두고 신경전…당에 자상 입힐 우려도
박수영 "정책 대결로 가야…책임론은 구태정치일 뿐"
중진 의원 "단일화도 논의 한참…보궐선거, 與 잘못"

야권 내 서울시장 후보군들 사이에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당선의 책임론이 대두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지난 5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유행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그러나 그것은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라고 비판했다.

오 전 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장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시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추측된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선거에서 박 전 시장에 졌고, 안 대표는 박 전 시장과 범야권 단일화를 이뤘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중도사퇴를 자초한 바 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선당후사의 정신이 이렇게 매도되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며 “보궐선거가 치러진 이유를 제공한 주체가 바로 한나라당이 배출한 시장이었으니 시민의 선택을 바라기는 어려웠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군 사이의 ‘신경전’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권심판론이 아닌 ‘박원순 책임론’으로의 프레임 전환이 당에 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근본적으로 책임론으로 우리끼리 싸울 일이 아니다. 정책 대결로 가야지 책임론은 구태정치일 뿐”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당 입장에서도 전혀 좋지 않다. 우리끼리 싸울 이유가 없다”며 “물론 경선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불필요한 내부 총질하는 건 잘못된 방향이고, 과거정치의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의원은 “공관위가 고작 몇 번 회의했다고 벌써 내부에서 치고 박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선룰도 아직 안 정해진 상황이다. 가뜩이나 단일화 방안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가 한참인데 왜 불필요한 논란을 끄집어오는지 모르겠다”며 “보궐선거를 하는 이유도 여당 잘못인데 이겨야 할 우리당 후보를 향해 ‘박원순 책임론’을 뒤집어씌울 하등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선거에서 중요한 건 여당이 비판할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내심 자강론을 강조하면서 당 내부 후보를 바라고 있는데, 각 후보를 띄우는 게 급한 마당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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