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대표단 오지 말라”…’선박 나포’ 장기화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6일 17시 50분


코멘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 고속정들이 한국케미를 둘러싸고 있다. © 뉴스1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 고속정들이 한국케미를 둘러싸고 있다. © 뉴스1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이란이 문제 해결를 협의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한국 정부에 “올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부가 선원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외교 갈등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선박 나포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사이브 하티브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이 문제(나포)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기술적 문제를 이성적이고 책임 있게 다루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선박이 환경오염을 일으켜 억류했다며 이를 “기술적 문제”라고 표현하고 있다.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위반도 법에 따라 다스린다. 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국의) 외교적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석방 협의를 위해 국장급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발표한 외교부는 이란 측의 거부에도 고경석 아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의 7일 이란을 방문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을 받아주지 않으면) 나포된 선원들을 돕는 역할이라도 하겠다. 입국하는 걸 들어오지 말라고는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6일 열린 국회 외통위 긴급 간담회에 이란의 나포 행위에 대한 국제법 위반 여부를 따져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5일(현지 시간) 이란의 철강 및 금속 제조업체 12곳과 해외 판매대행사 3곳 등 15곳의 이란 업체를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재무부는 “이란의 금속 경제 분야는 이란 정권의 주요 수익원”이라고 밝혀 이번 제재가 이란 정부로 유입되는 수익 차단이 목적임을 내비쳤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