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나흘째 당대회 강행군…‘인민 헌신’ 리더십 부각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8일 13시 56분


金 생일인 8일에도 노동당 8차 대회 진행
사업총화는 마무리…7차 때보다 하루 길어
경제난 해결 매진하는 애민 지도자상 강조
집권 10년 맞아 김정은 생일 기념할지 관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생일을 맞았음에도 노동당 8차 대회 4일차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유례없는 경제난 속에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켜 통치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8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당 대회 3일차 회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대회는 계속된다”고 밝혀 4일째 회의가 열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조선중앙TV의 3일차 당 대회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일에도 7000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사업총화 보고를 이어갔다.

이날 북한 매체 보도에 “사업총화는 계속된다”는 표현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총화 보고는 7일에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연설하는 모습을 주로 보도했지만 사흘 동안 연단에 오르는 것 자체가 ‘강행군’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7차 당 대회 때 이틀에 걸쳐 사업총화 보고를 진행했는데, 보고 내용 전문이 7만2000여자 분량으로 상당히 길었다.

당시 중앙TV의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빠른 속도로 보고 내용을 읽어내려 가느라 중간중간 숨을 헐떡이는 등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최대 2일에 걸쳐 사업총화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일 동안 총화를 이어갔다. 이는 내실있는 당 대회를 추구하려는 일면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당 대회 개회사에서부터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대회를 형식적인 수준에서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모든 부문의 경제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솔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회주의 승리를 위한 전진을 방해하는 도전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존재하고 있다”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이 비상설 중앙검열위원회를 파견해 노동자, 농민의 의견을 듣고 경제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당 대회에 참가하는 행정경제 일꾼 대표의 수를 늘린 것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최악의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며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는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우리 당의 이민위천 이념과 인민대중 제일주의 사상이 구절구절 차넘치는 보고의 내용들에 입각해 자기 부문, 단위의 현 실태를 돌이켜 보면서 지난 시기 사업 정형(태도)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마라톤 보고’는 종료됐지만 당 대회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37번째 생일을 맞은 가운데 대회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을 맞는 가운데 북한 최대의 정치행사인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식 기념하기로 결정한다면, 그의 권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태양절(4월15일)과 광명성절(2월16일)이라는 명절로 각각 기념하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은 아직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북한 공식매체가 김 위원장의 생일을 언급한 바는 없다. 또 올해 북한 달력에 1월8일은 평일로 표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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