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잠수함의 설계와 연구는 끝났으며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비핵화 협상 전제 조건으로 자신들이 선언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하지 않으면서도 관련 기술 개발은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화성’ 계열의 중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개발돼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명확히 했으며 전략적 억제력을 굳혀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ICBM과 SLBM은 사거리상 모두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다.
이 중 SLBM과 관련해서는 “중형잠수함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 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라고 자세히 전했다.
그간 북한이 SLBM 탑재를 위해 기존 잠수함을 개조하고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있었는데 김 위원장이 직접 확인 발표한 것이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기존의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보다 규모가 큰 4000~5000t급으로 SLBM 6기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기존 디젤 연료가 아닌 원자력 엔진을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이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핵탄두 SLBM을 탑재한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드시 핵탄두 탑재가 아니더라도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진행한 것이라면, 장기간 바닷속에서 잠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변국과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군사전략전술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신형 잠수함에는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한 북극성-4형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4형은 북극성-3형에 비해 길이는 짧아지고 직경은 커져 다탄두를 탑재를 목표로 개발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개발 성공도 재차 확인하며 관련 기술 개발 의지를 다졌다.
신형 ICBM은 2017년 시험발사한 ICBM 화성-15형보다 길이는 2m 길어지고 너비는 0.1m 굵어졌으며 사거리도 최대 1만3000㎞보다 늘어났을 것으로 평가된다. 평양에서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거리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1만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 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를 제시했는데, 언급된 사정권을 봤을 때 미국 본토를 노린 무기체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임을 시사한다.
또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형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 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한다.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이란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개 탄두를 실어 각각 다른 목표 지점에 대한 공격을 하는 걸 의미한다. 북한의 신형 ICBM의 탄두가 미국 다탄두재돌입체(MIRV)인 ICBM ‘미니트맨-3’와 닮아 북한이 관련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여러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북한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설 계획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극초음속활공형 무기체계는 군사기술 선진국 일부 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중국, 러시아 등의 주변국 기술 지원없이는 개발이 어려운 체계”라면서 “현 단계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다소 부정적이며 만약 관련 활동이 실제로 식별되고 일정 부분 성공의 징후가 있다면 이는 대외 기술 지원이 있었다고 가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개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이라고 언급하며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개발 지속 의지를 밝혔다. 고체연료방식은 액체연료방식과 달리 연료 주입 절차가 필요치 않아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야 하고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날 보고에서 “강력한 국가방위력은 결코 외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에로 추동하며 그 성과를 담보하는 위력한 수단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처럼 ‘자위적 차원의 방위력’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내걸었던 약속이나, 합의는 깨지 않는 선의 국방력 고도화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 개최한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발사 중단을 밝힌 이후 관련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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