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김여정 위상 변화 주목…실세 조용원 서열 5위로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11일 12시 26분


정치국 후보위원 탈락…당 중앙위 위원 20번째 호명
"백두혈통으로 김정은 보좌…갑자기 요직 맡을 수도"
조용원 핵심 직책 전부 꿰차…"김여정 다음 영향력"

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기존 직책인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져 위상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제1부부장의 지위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갔지만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계속 주목된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8차 당 대회 6일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 김 제1부부장은 당 부장으로도 기용되지 않았다.

다만 새로 선출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른 것은 확인됐다. 김 제1부부장은 20번째로 호명돼 여전히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의 위상과 공식 지위와 관련해 성급한 판단은 유보돼야 할 것”이라며 “당 중앙위 위원(20번째)에 올라와 있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핵심 직책을 맡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으로 자신의 직책 범위를 넘어서는 활동을 보여왔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에도 공식적인 직함은 당 제1부부장에 불과했지만 사실상 2인자에 가까운 권위를 갖고 다양한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을 대신해 대미·대남 메시지를 발신하며 본인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갈등 당시 ‘대남 총괄’로 압박 공세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이 해임된 가운데 김 제1부부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에 대한 인사와 검열을 총지휘하는 당의 핵심 부서이자 권력기관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지만 백두혈통으로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조언은 계속할 것”이라면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등극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은 “김여정은 김정은이 결정하면 언제든지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에 선출될 수 있고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상시적으로 보좌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 지위가 갑자기 높아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 제1부부장과 더불어 당 부부장의 직함을 갖고 대회장 주석단 2열 가운데 앉아 실세임을 재확인했던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약진했다.

이로써 조용원은 김 위원장,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과 함께 권력 서열 5위 안에 들게 됐다. 박봉주는 고령을 감안해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조용원의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실제로는 김여정과 함께 김정은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용원은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임명됐다. 김 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함께 노동당 3대 핵심기구에 모두 선출된 것이다.

조용원은 지난 2015년부터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빈번히 수행하며 최측근으로 부상한 인물이며, 이번 당 대회 중에도 김 위원장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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