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에 반기 든 주임원사들…“장교 반말 못 참아”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16일 20시 17분


육군 주임원사들, 육군참모총장 인권위 제소
육참총장과 주임원사 간 화상회의 발언 항의

군부대 최선임 부사관인 주임원사 중 일부가 상관인 장교들로부터 반말 지시를 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육군 참모총장이 ‘장교는 부사관에게 존칭을 쓸 수도 있고 반말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것이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16일 육군에 따르면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21일 주임원사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나이로 생활하는 군대는 아무 데도 없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이어 “나이 어린 장교가 나이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을 지시했을 때 왜 반말로 하냐고 접근하는 것은 군대 문화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칭 쓰는 문화, 그것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주임원사 일부는 같은 달 24일 인권위에 남 총장의 발언에 대해 진정을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남 총장이 장교는 부사관에게 반말을 해도 된다고 말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육군은 즉각 반박했다.

육군은 “이번 인권위 진정 내용은 참모총장이 회의 간 강조한 전체 내용과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지 않고 발언의 취지와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육군은 또 “이는 임무수행간 나이를 먼저 내세우기보다 계급을 존중하고 지시를 이행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서 ’반말을 당연하게 여기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육군은 “회의 간 참모총장은 상명하복과 군기강 확립이 필수적인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해 계급과 직책의 엄정함을 유지한 가운데 육군 구성원 상호 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회의 내용을 소개했다.

육군은 그러면서 “군은 기강 유지를 통한 지휘권 확립이 생명”이라며 “육군은 엄정한 군 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상호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바탕으로 대비태세 유지 및 실전적인 교육훈련 등 부여된 임무에 전 구성원이 하나돼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임원사는 통상 대대급 이상 부대에 임명하는 해당 부대의 최선임 부사관이다. 장교보다 계급이 낮다. 원사는 부사관들 사이에서는 상사보다는 계급이 높고 준위보다는 아래다. 원사 중에서 임명되는 주임원사는 부사관의 대표다.

주임원사는 해당 부대에서 군 복무기간이 가장 길고 연령도 높다. 주임원사는 부사관들과 병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장교 등 지휘관에게 부대 관리 관련 조언을 한다. 주임원사는 장교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임원사는 장교에 존댓말을 쓰고 장교들도 주임원사를 존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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