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층 중 43%가 이재명 지지
호남서도 28%… 이낙연 앞질러
이재명 “지지율 바람 같은 것”
사면논란후 어려움 겪은 이낙연측 “바닥 다져… 코로나 행보 주목”
여권 “4월 보선이후 진짜 승부”
1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부진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건재였다. 이 대표가 10%로 내려갔지만 이 지사는 여야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2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지난해 초부터 20%를 넘겼던 이 대표는 10월 17%를 시작으로 15일 10%까지 내려간 반면 지난해 9월부터 20%를 넘나든 이 지사는 이번에 23%를 기록했다(한국갤럽 기준).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과 “진짜 승부는 4월 보궐선거 이후부터”라는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 사면론에 반사이익…靑과 거리 두기 효과도
최근 조사에서 계속된 이 지사의 선전에는 이 대표가 꺼내든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권 극성 지지층 사이에서 “이 대표는 탈당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고, 이 지사는 이 대표와 달리 사면에 분명한 거리를 뒀다.
이런 상반된 태도는 지지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지사의 지지율은 두 달 전보다 16%포인트 오른 43%를 기록한 반면 여당 지지층 가운데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6%포인트 내려갔다. “이 대표에게 실망한 여론이 이 지사로 향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의 고향인 호남에서도 이 지사는 28%를 얻어 21%에 그친 이 대표를 앞섰다. 중도 성향 응답자의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중도층 대상 지지율은 두 사람이 18%로 같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이 지사는 24%를 얻은 반면 이 대표는 7%에 그쳤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출신으로 현 정부의 공과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 대표와 달리 이 지사는 현 정부와의 별다른 연계성이 없다는 점도 선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지사는 청와대와 별다른 연관이 없다”며 “유권자들은 당정의 실책과 이 지사를 연관지어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재명 “지지율, 바람처럼 왔다 가는 것”
엇갈린 지지율 추이에 이 지사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지지율이라는 것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년 대선까지 1년 넘게 남은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등 이른바 ‘이재명표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공부 모임 발족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사는 당초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발표하려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등을 고려해 일단 연기했다.
이 지사의 이런 자세는 여권의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있다. 한 친문 인사는 “민형배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친문 대다수는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면 논란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표 측 역시 “아직 레이스는 시작도 안 했다”는 분위기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지지율은 요동치기 마련이고, 이제 바닥을 다졌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행보 등이 성과를 내면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시선은 4월 보궐선거 이후를 향하고 있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대결 구도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만약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 대표는 명실상부한 당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반대의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여당 지지층이 이 지사에게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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