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대통령 입양아 교환? 정신 나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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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8일 15시 24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취소나 아이를 바꿀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린다. 아이들한테 그런 짓 하면 안 된다. 반려동물에게조차 그렇게 하면 천벌 받는다”며 “하물며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그 아이와 부모가 천륜의 연을 맺는 것으로, 현행 법률에서도 파양은 법원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교환? 무슨 정신 나간 소리인가? 입양이 무슨 홈쇼핑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충격을 받은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는 “입양은 일차적으로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입에 담기도 분노스럽지만, 파양이나 교체는 아이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입양 부모의 부정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게 뻔하고, 그 자체로 아이에 대한 정서적 방치이자 학대”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발언으로 다수의 입양가정 아이들은 자신도 언제든지 파양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떨칠 수 없게 됐다”며 “진심으로 아이를 아끼고 제대로 양육하고 있는 입양부모들도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회적 학대와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주도하다니, 문 대통령, 인권변호사였던 것이 맞느냐”며 “입양아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입양부모들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대한민국의 인권을 봉건시대 수준으로 추락시킨 데 대해 지금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힘없고 나약한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학대의 주체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며 “대통령의 사과와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을 거듭 촉구한다”고 재차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정인이 사건’ 관련 질의에 “일정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아동을 바꾼다든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해 나가면서 입양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후 청와대는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현재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 하에 관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전위탁보호’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취지의 말씀”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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