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안한) ‘오픈 플랫폼 경선’은 국민의힘이 대중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확장의 기회를 준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체 야권 중 자기 지지층만 지키려 하지 말고 큰 정치를 해야 선거에서 이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제시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안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뚱딴지같은 소리”라며 잘라버린 데 대해 시종일관 날을 세웠다. 전날 안 대표는 본인과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 야권 후보들이 입당하지 않고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단일화 방안을 제시했다.
평소 차분한 표정과 말투의 안 대표는 진척이 없는 단일화 논의를 언급할 땐 상기된 얼굴로 “대한민국을 구하는 선거임을 알아야 한다” “입당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논리”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4·7보궐선거 이후 양당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선 “지지자들의 뜻이 모이면 따라야 한다”고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 “3월에 단일화 논의하면 합의 어렵다”
―김 위원장은 “각 당 후보 선출 뒤 3월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하면 된다. 안 대표가 조급한 모양”이라고 한다. 왜 지금 논의를 시작하자는 건가?
“이번 선거에서 지면 대선도 어렵다. 다른 선거들에 비해 훨씬 난도가 높다. 앞으로 여권은 ‘백신접종쇼’나 ‘재난지원금 가구당 200만 원 지급’ ‘시진핑 방한쇼’ 등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수 있어 박빙으로 갈 것이다. 3월 초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합의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지지층이 흩어져 선거에서 진다.”
―‘다자 구도의 오픈 플랫폼 경선’이 안 대표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는 비판도 국민의힘에서 나오는데….
“국민의힘은 나에게 입당하라고 요구하고 있지 않나? 입당해도 국민의힘 여러 후보와 내가 맞붙는 다자 구도가 된다. 말이 안 되는 논리다. 일단 협의를 시작해 내 제안을 포함해 김종인 위원장이 생각하는 그런 방법(3월 단일화 결선)도 논의하면 되는 게 아니냐.”
―김 위원장이 “감이 안 된다”고 안 대표를 비판하는 등 공세가 거세다.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데 그쪽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전체 야권보다는 제1야당의 입장에서 전략이 담긴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본다. 왜 전체 야권을 보지 않고 원래 있던 그쪽(지지층)만 지키려고 하시는 것인지, 그건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 큰 정치를 기대하고 기다려보겠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해 후보를 선출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나?
“국민의힘 지지자도 있지만, 또 한편은 더불어민주당이 싫은데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를 하려면 둘 다 필요하다.”
―4·7보선 이후엔 곧 대선인데, 대선 승리를 위해 그 때는 합당이 할 수 있지 않나?
“지지자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모아지면 그것을 따르는 게 정치인 역할이다. 야권 지지자들의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 분명한 건 야권 전체에 좋은 인재들을 등용해 함께 일하는 연립 정권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 “윤석열은 야권 인사…일 충실하면 국민이 인정”
―선거 후엔 야권 지도자로서 대선에선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등 누구를 도울 생각인가?
“나는 당연히 서울시장 연임에 도전할 것인데, 내 일에 집중하는 게 야권을 돕는 길이다.”
―지금은 도울 만한 대선 주자가 안 보이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하하.”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치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 했는데….
“문 대통령은 ‘협치’ 연설을 한 뒤 민주당이 법안을 밀어붙이고 ‘국민통합’을 얘기한 뒤 의사-간호사를 이간질시키는 등 늘 말과 행동이 다르다. 윤 총장에 대한 말도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현 정부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한 사람에게 모아진 것이지 국민들의 생각을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재단할 수는 없다.”
―윤 총장과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정치를 할 수도 있는지….
“윤 총장은 전체 틀에서 보면 ‘야권 인사’다. 정치를 할지는 본인 결심이지만, 본인 임기 동안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하면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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