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하면서 현 정부 내각의 유일한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장관(66·사진)은 3년 7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강 장관은 수차례 개각에도 교체되지 않아 문 대통령과 5년 임기를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강 장관의 알파벳 이니셜을 따 ‘K5’ 또는 ‘오(五)경화’로 불려왔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강 장관이 스스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해 왔지만 만류해 오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외교안보 라인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특유의 장점을 발휘해 온 강 장관에 대해 문 대통령은 두터운 신뢰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요 외교 사안을 강 장관과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한다는 관측 속에 ‘장관 패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임기 내내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던 강 장관은 최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주재 외교관 성추행 등 해외공관 비위가 잇따랐고,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여행을 강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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