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초 ‘외교안보 투 톱’으로 나섰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75)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67)이 6개월 만에 다시 투 톱을 이뤄 북핵 등 외교안보 현안 전면에 나서게 됐다.
정 후보자는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며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서 실장은 2017년 6월부터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원장을 지내다가 정 후보자가 실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 실장에 임명됐다. 서울고-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문 대통령 대선 캠프 때부터 외교안보 분야 핵심이었고 정부 출범 이후 정부 대북 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도해 왔다.
청와대는 20일 오전 10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정 후보자로 교체한다고 발표한 뒤 6시간 20분 만인 오후 4시 20분 다시 브리핑을 열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교체한다고 밝혔다.
후임에는 외교부의 대표적인 ‘북미통’으로 꼽히는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가 임명됐다. 김 신임 차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외교부 북미국장 차관보,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을 지내며 바이든 측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김 차장 인사에 대해 “외교안보 라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현종 전 차장은 2선으로 물러나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미국 뉴욕 촌놈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두 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누렸다”며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소회를 남겼다. 김 전 차장은 고체연료 추진체 개발 제한을 푸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등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불화설이 자주 불거졌고 정 후보자, 서 실장 투 톱 라인과도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