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성추행’ 구체적 묘사 안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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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6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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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대표는 1월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식사자리를 가졌습니다. 면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김종철 전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경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가해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논란 만들고 사건의 본질 흐리게 만들어”
배 부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체적으로 (가해)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공개할 경우) 행위의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 해버리게 된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배 부대표는 음주 여부와 관련해 “이 사건은 성추행 사건이고 음주 여부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고도 했다. 그는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라고 가해 행위를 축소시키고 술을 안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며 “그러니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고소 안 한 이유? 공동체적인 해결방식이 당을 위한 방식”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이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는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피해자의 결정은 정의당 차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공동체적인 해결방식이 당을 위해 더 유효한 방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를 존중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다만 “성폭력 범죄는 비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찰 인지 수사가 가능하고 제3자 고발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시민단체 활빈단이 26일 강제추행 혐의를 적시해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조사하게 됐다.

배 부대표는 또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면서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있는 공간이 얼마나 평등하고 안전한지, 조직적인 노력이나 시스템은 얼마 갖추고 있는지, 이런 것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련의 노력과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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