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이른바 ‘터 좋은’ 곳에 캠프를 차리기 위해 분주하다. 선거 캠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넓고 다양한 공간, 후보자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지리 등 후보자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최적의 장소를 골라내 선거사무소를 차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두루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건물에 자리잡은 한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신에게 익숙한 곳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공당 대표로서 당사와 가까운 곳을 최적의 장소로 낙점했다.
우상호 의원은 ‘문재인을 지킨다’를 모토로 내건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사용했던 사무실에 캠프를 차렸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여의도 대산빌딩 3·5·7층을 사용했는데 우 의원은 이 중 5층에 자리잡았다. 우 의원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을 지키고, 문 대통령을 지키고, 서울시민을 지키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우 의원 선거캠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전속 작가였던 장철영 사진작가, 문 대통령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낸 김진석 사진작가 합류했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캠페인 정책쇼핑몰 ‘문재인 1번가’를 만들었던 전인호 전 문재인 선대위 홍보본부 총괄팀장도 힘을 보탰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공보담당관 역시 문 대통령 대선 캠프 공보기획팀으로 일했던 서용주 보좌관이 맡았다. 그는 10년 이상 민주당에서 선거 공보를 담당해왔다.
박영선 전 장관의 선거캠프는 여야 굵직한 정치인들이 거쳐간 종로구 안국빌딩 3층에 자리잡았다. 서울의 중심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시민들과 소통 면적을 늘리기 위함이라는 것이 박 전 장관 측의 설명이다.
특히 안국빌딩은 여야 정치권에서 두루 꼽히는 ‘명당’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6년 서울시장 직무를 마치고 대통령선거 경선 준비를 위해 ‘안국포럼’을 차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1년 보궐선거,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모두 이 곳에 캠프를 차리기도 했다.
박 전 장관 역시 민주당 공보국 출신 인사를 캠프에 들였다. 허영일 공보팀장은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이고 이두섭 공보부팀장은 2014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2017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 캠프를 두루 거쳤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캠프를 차렸던 여의도 산정빌딩에 자리잡았다. 여의도에서는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오세훈 전 시장은 서울 광진구에서 변호사 사무실로 쓰던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으로 활동한 강철원 전 실장이 캠프를 총괄하고,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일했던 이창근 전 부원장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오 전 시장과 서울시에서 함께했던 박찬구 전 서울시의원도 현장 업무를 돕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틀 전인 지난 29일 여의도 당사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유의미한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나오기까지 안 대표 나름의 선거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의도 당사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것은 안 대표가 예비후보임과 동시에 공당의 대표라는 점을 반영했다.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당 대표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는 의지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정책을, 이태규 사무총장은 전략·조직·홍보를 담당하고 최연숙 의원은 안 대표의 코로나19 의료진 현장 방문에 동행하는 등 국민의당 모든 의원이 안 대표의 선거 준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언론 대응 역시 국민의당 공보팀이 그대로 수행하며 최근 대변인 3명을 새로 선임해 팀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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