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공개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2018년 5월 14일과 15일로 추정된다. 산업부는 본문 4쪽, 참고 2쪽 등 모두 6쪽으로 구성된 이 문건을 공개하면서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며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고 밝힌 남북 정상회담은 이에 앞서 4월 27일 열렸다.
문건에는 북한 원전 건설 입지와 관련해 “함경남도 금호지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부지를 일차적으로 검토하되, 다른 고려 요인에 비무장지대(DMZ) 등 북한 내 또는 남한 내 여타 지역도 가능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북한 내 사용후 핵연료 처분이 전제될 경우 (북 금호지구 원전 건설 방안이) 소요시간과 사업비, 남한 내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는 검토 의견도 달았다.
문건에 포함된 DMZ에 수출형 신규 원자로(APR+, SMART)를 건설하는 방안이나 남한 내에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해 북한으로 송전하는 방안보다 북한 경수로 사업 부지에 원전 건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남한 내 원전을 건설해 북한에 송전하는 방안의 경우 정부가 내세운 탈원전 정책을 스스로 뒤집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문건도 이에 대해 “에너지 전환 정책의 수정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문건은 “향후 북한지역에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검토 자료”라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검토 의견에 “현재 북-미 간 비핵화 조치의 내용, 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현 시점에서 구체적 추진 방안 도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야당은 국정조사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산업부 공무원이 내부검토용에 불과한 자료를 작성해 놓고 굳이 삭제한 이유를 추궁해야 한다는 것. 결국 USB메모리 속 문건 내용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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