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3일째인 3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했던 첫 한미 통화 시기 중 가장 늦어지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정부는 산적한 미 국내 현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북핵 등 한반도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정상통화를 추진하기 위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통화 시점을 최종 조율하는 단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4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해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14일 만으로, 역대 가장 늦은 한미 정상 간 첫 통화가 된다.
청와대는 애초 이번주 초 한미 정상 통화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통화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통화 시점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실무진들이 구체적인 의제를 조율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 행정부가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한 미국 동북부 폭설 등 국내 상황으로 인해 정상 통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국무부를 찾아 취임 후 첫 부처 방문을 할 계획이었으나 눈으로 인해 일정을 주 후반으로 연기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폭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문제 등 국내 현안뿐만 아니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등 외교적 현안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동맹국인 호주와 이스라엘과도 아직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먼저 통화를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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