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관 탄핵을 추진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 논란에 대해 “만약 김 대법원장이 여당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임 법관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사직 의사를 표명한 임 판사의 사직을 불허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사법부 스스로가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검찰 통제에 실패하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는 권력의 시녀를 만든 이 정권은 지속적으로 법원을 압박하고 이제는 대법원장까지 나서서 우리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보다도 못한 권력의 무수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 안 대표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고 있는 대다수 법관들을 겁박하는 법관 탄핵, 당장 철회해야 한다”며 “당신들 입맛에 맞는 판결만 내리는 법원을 바란다면 차라리 광화문 한복판에서 인민재판을 여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혹여라도 그런 재판이 열린다면 장담하건데 가장 먼저 피고석에 앉을 사람은 법관들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말살하고 있는 바로 당신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김 대법원장과 판사들을 향해서는 “법원은 권력자의 것도, 대법원장 개인의 것도 아닌, 법의 공정성과 법치주의의 신성함을 믿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법관직의 신성함을 잊지 말고 오직 국민을 위하고 법 앞에 양심 앞에 떳떳한 법원으로 남아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임 부장판사 측은 4일 오전 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사표를 낸 임 부장판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라며 사표 수리를 거부하는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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