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명수 사퇴 촉구 “비굴하게 연명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4일 17시 18분


보수 야권은 4일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관련 허위해명 논란에 휩싸인 일으킨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정권의 하수인”이라며 자진 사퇴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비대위 회의에서 “후배 법관들에게 창피하지도 않느냐”며 “비굴한 모습으로 연명하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후배 법관들을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보호해야 될 책임이 있는 대법원장이 취임 후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무려 100명 넘는 판사를 검찰 조사로 넘겼다”며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를 탄핵 굴로 떠밀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을 언급하며 “(김 선생이) 대통령과 맞서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가치는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였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김 대법원장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오욕의 이름을 사법사에 남기지 말고 본인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돌아보고 거취를 결정하라”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대선주장인 유승민 전 의원도 “사법부의 수장이란 사람이 대놓고 정치적 고려를 한다며 민주당의 눈치를 살피고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는데, 민주당 대변인이나 할 말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당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후배의 목을 권력의 뇌물로 바친 것”이라며 “사법부 스스로가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날을 세웠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법관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사법부의 중립성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장이 이렇게 법원을 정치권력에 예속시킨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사상 초유의 ‘판사 탄핵’이라는 막장극의 전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역대 가장 비굴한 대법원장의 처신”이라 비판했다.

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