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과 IAEA, 영변 들어와서 보라고 얘기했다"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 지켜…대화 살려야"
"북미협상, 1~2단계 거치는 접근 현실적일 것"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개방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김 위원장이 분명히 약속했다. 저한테도 했고 대통령한테 더 확실하게 했다”며 “영변에 들어와서 봐라. 남측도, IAEA 전문가도 좋다. 다 들어와서 확실하게 하자.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이어 “김 위원장이 하노이까지 70여시간을 기차 타고 갈 때는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간 것”이라며 “그런 좋은 기회를 그 때는 이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김 위원장이 우리 정상과 약속한 것은 지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모라토리엄(유예) 약속은 지키고 있다”며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잘 활용해서 대화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당 대회 때 발언한 (군사력 관련) 내용이라든지 또는 작년 열병식 때 (신형 무기를) 과시한 거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영변 핵시설 개방’ 발언은 정 후보자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후보자는 김 위원장 발언의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하노이 회담에 앞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남북 정상이 합의한 9·19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한 바 있다.
정 부호자는 “하노이 협상 결렬은 (책임이) 북미 양측에 다 있다고 본다”며 “우선 북한은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을 못했던 것 같고, 협상력도 미숙했던 것 같다. 또 미국은 사실 당시 볼턴이 대표하는 네오콘들의 ‘모 아니면 도’,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의 경직된 자세와 시각이 문제였고 그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위기하고 맞물렸던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영변 폐기를 일단 하고 그 다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에 영변 폐기를 할 수 있었다면 미국이나 한국 쪽의 전문가 수백명 내지 수천명이 영변 또는 평양에 들어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것이 가져왔을 정치적 파급은 굉장히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영변을 폐기할 수 있었다면 플루토늄뿐 아니라 3중 수소도 폐기할 수 있었고, 북한 핵 프로그램의 아주 핵심적인 프로젝트를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조건이 맞으면 핵무기를 포기 내지는 폐기할 수 있다고 얘기했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도 “그렇다”며 “한반도 안보 상황이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했다)”고 거듭 전했다.
그는 향후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접근법을 묻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대해 합의하고, 그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 또는 두개 정도의 중간단계를 거치는 단계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측과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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