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긴급회견’·주호영 ‘1인시위’…“김명수, 법복 입은 정치꾼” 맹폭

김기현 국민의힘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국회 사상 처음으로 법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을 발족, 이날부터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2021.2.5/뉴스1 © News1

보수 야권이 5일 임성근 부장판사 녹취록과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법복만 걸친 정치꾼’, ‘거짓말쟁이 대법원장’이라고 맹폭하며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정신을 다른 누구도 아닌 대법원장이 허물어뜨리는 반(反)헌법적 작태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법원장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국민에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지난해 제출한 사표를 ‘탄핵’을 이유로 수리하지 않고, 국회에는 거짓 답변서를 제출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법부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 판사를 탄핵 제물로 내놓은 모습은 충격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심 마비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때문에 사법부 전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용납할 수 없는 반헌법적 발상이자, 대법원장 스스로 ‘법복만 걸친 정치꾼’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무(無)법부 장관에 이어 무(無)법원장까지 법과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기관이 무법천지로 변질한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후배 법관을 탄핵에 밀어 넣는 듯한 발언이 (녹취록을 통해) 나왔을 뿐만 아니라, 이 또한 거짓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했다”며 “이런 대법원장을 두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위한 ‘1인 시위’에도 직접 나서기로 했다. 그는 “오늘(5일) 아침부터 김기현 의원이 대법원 정문에서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며 “월요일(8일)부터는 제가 이어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허위공문서까지 작성한 대법원장이 현직 판사의 사표를 불법적으로 거부하고, 임 판사를 죽음의 골짜기로 떠밀어 버렸다”며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을 기어코 관철했다. 정당성도, 논리도 결여된 탄핵소추안을 다수의 폭력으로 가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검찰 장악에 이어 독립된 사법부를 겁박하는 사법 장악의 신호탄을 쐈다”며 “다음 희생양이 누가 될지 두렵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보다 여론전을 강화하면서 자발적인 사퇴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막아서면 사실상 가결 가능성이 없는 데다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을 두고 ‘불법 탄핵’,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지적한 마당에, ‘맞불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자기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부실·불법탄핵에 우리가 맞대응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맞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 숫자의 힘으로 탄핵이 기각되면 (오히려)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도 “(김 대법원장을) 탄핵할 수 있는 사유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국회 구조에서는 탄핵안을 내봐야 종결될 것이 뻔하고, 오히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에) 계속 머물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