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4·7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에 적잖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이 5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00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정의당의 서울지역 지지율은 6%로 전국 지지율 5%보다 높다. 같은 조사에서 부산지역의 경우 3%로 조사됐다.
정의당 지지율의 특징은 당 안팎의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지지율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정례조사에서 정의당은 지난 1년 동안 5~7%를 오가며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지지층이 공고할 뿐만 아니라 당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특히 김 전 대표의 이번 성추행 파문이 몰고 온 후폭풍이 거센데도 당 지지율은 일주일 전과 변함없이 5%를 유지했다.
관심을 받는 것은 이들 지지층의 4월7일 선택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보수 야권 단일화로 여야가 1대1로 겨룰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돼 정의당 지지층의 선택이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야당의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표 차는 2만6412표에 불과했다. 0.6%p 격차로 오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당시 개표는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1위 후보가 뒤바뀌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더라면 승리도 가능했을 선거였다”고 아쉬워했다. 노 후보의 득표는 14만3459표로 3.26%였다. 산술적으로는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수치다.
그렇다고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이 여권에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무공천 원칙을 저버린 데 대해 강력 비판해왔다. 이 비판의 연장선으로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자 정의당은 자신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무공천을 결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의당 지지층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범여권 제3지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와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등이 단일화를 이룰 경우 진보성향의 표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야권이 단일화를 위해 저렇게 달리고 있는데 우리라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향후 정의당 지지층까지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었을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범 진보진영이 결집하면 양자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 후보는 구체적으로 “열린민주당, 정의당, 시대전환 등 범 진보진영의 지지자가 결집할 수 있는 첫 단계가 열린민주당과의 통합과 단결”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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