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2019년 남북에너지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근거자료가 공개됐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소속 A차장은 2019년 11월29일부터 12월1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장을 다녀왔다. A차장은 남북에너지협력추진반을 겸직하고 있다.
출장 목적은 남북에너지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북·러간 교육 및 산업연계에 따른 에너지산업 협력방안 모색과 접경지역 산업 및 무역현황 파악이다.
A차장은 출장 첫날인 29일과 마지막날인 12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고위급 인사인 리호남을 만났다. 리호남은 영화 ‘공작’의 ‘리명운’의 실재인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이호남은 A차장에게 “러시아 가스를 싸게 구해 팔면 가스공사에서 구매가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고, A차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A차장은 북한 내 PNG(파이프라인천연가스)사업 가능성과 원산·갈마지구 개발 관련해 가스발전소 장점을 소개, “1년이면 가스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실은 A차장이 이같은 대화내용을 직접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A차장의 출장 관련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출장계획서와 국외출장보고서에는 이호남과 만남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 의원실은 이에 대해 “출장계획서, 출장결과보고서에 위 사안들이 누락돼 있다. 철저히 비밀로 진행됐다”며 “공기업 차장이 단독으로 북측 고위인사를 만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출신인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스공사가 북측인사와 접촉한 다음날(12월2일)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역점 개발 중인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문제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북측 인사와의 만남은) 정부차원의 원산·갈마 지구 개발을 위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경협은 미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인 만큼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며 “미국과 협의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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