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北고위급 인사 리호남과 비밀회동”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8일 20시 30분


영화 공작 포스터
영화 공작 포스터
한국가스공사가 2019년 남북에너지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근거자료가 공개됐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소속 A차장은 2019년 11월29일부터 12월1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장을 다녀왔다. A차장은 남북에너지협력추진반을 겸직하고 있다.

출장 목적은 남북에너지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북·러간 교육 및 산업연계에 따른 에너지산업 협력방안 모색과 접경지역 산업 및 무역현황 파악이다.

A차장은 출장 첫날인 29일과 마지막날인 12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고위급 인사인 리호남을 만났다. 리호남은 영화 ‘공작’의 ‘리명운’의 실재인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이호남은 A차장에게 “러시아 가스를 싸게 구해 팔면 가스공사에서 구매가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고, A차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A차장은 북한 내 PNG(파이프라인천연가스)사업 가능성과 원산·갈마지구 개발 관련해 가스발전소 장점을 소개, “1년이면 가스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실은 A차장이 이같은 대화내용을 직접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A차장의 출장 관련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출장계획서와 국외출장보고서에는 이호남과 만남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 의원실은 이에 대해 “출장계획서, 출장결과보고서에 위 사안들이 누락돼 있다. 철저히 비밀로 진행됐다”며 “공기업 차장이 단독으로 북측 고위인사를 만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출신인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스공사가 북측인사와 접촉한 다음날(12월2일)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역점 개발 중인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문제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북측 인사와의 만남은) 정부차원의 원산·갈마 지구 개발을 위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경협은 미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인 만큼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며 “미국과 협의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