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8일 개최됐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밝은 표정으로 사회를 보는 사진과 함께 관련 소식을 1면에 전했다. 회의는 8차 당 대회 실행 계획을 심의, 결정하기 위해 열렸으며 이날 2일차 회의가 진행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 들어 새로 발표한 새 국가경제계획 이행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양새다.
이 같은 모습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인 8일 평양에서 열린 제8기 당 중앙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간부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진행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 수행을 위한 보고에서 “국가경제지도기관들에서 올해 투쟁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 발로시킨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들이 신랄히 지적됐다”라고 전했다.
당 기관지의 이 같은 보도는 사실상 공개적으로 전국의 간부(일꾼)들을 질책하는 효과가 있다. 최고지도자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의 이 같은 태도는 북한이 새 경제발전 계획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달 대대적으로 치른 당 대회가 끝난 뒤 불과 한 달도 안된 시점에 열렸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당 대회 이후부터 본격 구상이 시작된 새 경제발전 계획의 준비 상황이 미진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시기적으로 다소 빠른 감이 있다.
노동신문의 보도를 근거로 하면, 김 총비서는 간부들이 만성적으로 일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김 총비서의 입장에서 이 같은 태도를 빠르게 수정하지 않으면 5년짜리 경제발전 계획 설정 자체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시작이 절반이라는 속담처럼 북한은 향후 5년의 성패가 첫해인 2021년 달려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분석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신문은 보도에서 전원회의 참가자들이 당 대회 사상과 정신을 바르게 구현하지 못해 당과 인민의 기대에 따라가지 못한 점을 자책했다고 전하며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 부단한 전진을 지향하는 오늘의 중대한 시기에 혁명의 지휘성원으로서의 무거운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고하고 분투해야 할지 가슴 저리게 절감했다”라고 언급했다.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라는 말에서 김 총비서가 이번 경제발전 계획의 구체적 준비 과정에서 원했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은 설 명절 직전 전원회의를 개최하며 시기적으로도 특히 기강 단속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현정세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임을 강조하는 북한은 명절 분위기 고취보다는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엄중하게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올해 공식적인 국가 기조의 하나로 내세운 ‘인민대중제일주의’의 관점에서 간부들의 실수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의 노력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해석할 수도 있다. 주민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위로와 단속 효과를 동시에 얻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 역설적으로 체제가 안정화됐음을 과시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1면에 김 총비서가 활짝 웃는 사진을 보도했는데, 보도에서 언급된 ‘질책’과는 다소 맞지 않는 인상이다. 또 신문은 김 총비서의 ‘질책’ 관련 대목에 앞서 “당 대회 문헌에 대한 집중적인 학습을 진행하는 과정에 당원들의 정치의식과 사고방식에서 긍정적이고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났다”라며 “당 대회의 정신이 전당에 정확히 침투되고 새로운 투쟁 강령이 당원 대중을 공감시킨 것은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위한 제일 귀중한 밑천이 마련된 것”이라는 김 총비서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당 대회 이후 사업 과정에 김 총비서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도 상당함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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