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관련 의혹이 불거졌던 2019년 당시 청와대가 “적법한 행사”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 달라”며 검찰과 야당을 맹비난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던 것과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원칙적으로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필요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2018년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청와대와 환경부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아 친정부 인사로 교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청와대는 적극 반박에 나섰다.
2019년 2월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문제가 블랙리스트라는 것으로 비화되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할 말은 해야겠다”며 “환경부 장관이 일부 산하 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이도록 한 것도 적법한 감독권 행사”라고 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절차”라고도 주장했다. 김 전 대변인은 또 의혹을 제기한 야당을 향해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며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이번 환경부의 산하 기관 인사는 대상이 다르다. 블랙리스트란 ‘먹칠’을 삼가 달라”고 반박한 바 있다.
여당도 이날 짧은 공식 입장만 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의 선택적 기소와 법원의 판결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향후 항소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최종 결과를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없다더니, 체크리스트를 가장한 내로남불 유전자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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