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축소 폐지되는 한미 연합훈련 |
‘1·21 청와대 습격’ 이후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한국과 미국간 첫 연합 군사훈련은 포커스 레티나 (Focus Retina) 훈련이었다. 1968년 ‘1·21 청와대 습격 및 박정희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과 이틀 후 1월 23일 미국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1968년 10월에는 120여명 무장공비가 울진 삼척으로 내려와 2개월여간 게릴라전을 벌이다 소탕됐다. 안보 불안이 커져가면서 한반도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군이 본토로부터 신속하게 충분한 군사력을 동원해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시된 것이 포커스 레티나 훈련이었다. 미국 노스 케롤라이나주 포트 브라그 (Fort Bragg) 군사 기지 주둔 82 공수여단 중 700명이 군용기를 타고 와 1969년 3월 17일 경기도 여주 인근에 투하돼 훈련이 개시됐다. 당시 미군은 총 2500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공수부대원 600명이 참가했다. 포커스 레티나 훈련은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동원하지 않고 본토의 미군을 급파해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연합 훈련은 1971년 프리덤 볼트 (Freedom Vault) 훈련. 사실상 미군 감축 및 철수를 선언한 닉슨 독트린으로 인한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포커스 레티나 훈련처럼 양국 공수부대를 중심으로 실시되었는데 참여한 군인의 숫자도 늘고 작전 범위도 확장되었다. 세 번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1976년 팀 스피리트 (Team Spirit) 훈련이다. 1993년까지 매년 실시되었다. 1976년 한미 양국에서 4만 6천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훈련이었다. 한국은 군단급, 미국도 본토에서 사단급 병력과 전차 포병 등이 참가해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정규전을 상정한 훈련이었다. 1991년 남북이 ‘비핵화 공동 선언’을 체결해 이듬해 중단됐다. 1993년 북한 핵문제가 다시 악화되자 재개됐으나 1994년 제네바 합의로 영구 중단했다. 지휘소 훈련 1976년부터 지휘소 훈련(CPX)인 을지 포커스 렌즈 (Ulchi-Focus Lens)가 실시되었다. 이 훈련은 1·21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전시 대비 훈련인 을지 연습과 휴전 이후 유엔사 주관 아래 실시되어 오던 포커스 렌즈(Focus Lens) 훈련을 통합했다. 2008년 을지 프리덤 가디언 (UFG·Ulchi-Freedom Guardian)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1994년 팀스피리트 훈련이 중단된 뒤 1995년부터는 전시증원훈련(RSOI)이란 이름의 컴퓨터 지휘소 시뮬레이션(CPX) 훈련으로 대체했다. RSOI은 한반도 유사시 전개될 미군 증원 전력의 상륙과 한국군의 지원 절차를 익히기 위한 것이다. 한미연합사 주관으로 진행된다. 2008년부터는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으로 확대 개편됐다. 키 리졸브는 전시증원훈련을 포함해 북한 침략에 대비한 한미 종합 지휘소 훈련이다. 실기동 독수리 훈련 한미 연합군이 실시하는 야외실기동 훈련(FTX·Field Training Excercise)으로는 폴 이글(Foal Eagle)이 있다. 북한 특수부대 침투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이다. 한국군이 1961년부터 연례적으로 해오던 소규모 후방 지역 방어훈련인 독수리 훈련에 1976년부터 미군이 참여하면서 ‘폴 이글’ 훈련이 됐다. 이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부대의 상징이 ‘폴(조랑말)’이어서 독수리 훈련과 합쳐 ‘폴 이글’로 붙였다. 1982년 이후에는 정규전 개념을 적용하여 특전 부대의 침투/타격훈련과 후방지역 방호훈련을 병행하는 야외실기동 훈련(FTX)으로 발전되었다. 2001년부터는 전시증원훈련(RSOI)과 독수리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참가 부대는 한국측이 사/군단급, 함대사 및 비행단급 이상, 미측은 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그리고 증원전력이다. 2014년 6월에는 정기적인 합동 군사훈련 이외에 한미 동맹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군이 미국 본토로 건너가서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였다. 2014년 6월 9일부터 7월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포트 어윈(Fort Irwin)에 위치한 국립 훈련 센터에서 실시된 훈련에는 기계화 사단 병력과 특수군 병력으로 구성된 한국군 170명이 참여하여 합동 군사 작전시 상호운영 능력을 제고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와 맥스 선더(Max Thunder) 비질런트 에이스는 2015년 ‘Pen-ORE’(한반도 전시작전 준비훈련)라는 명칭으로 처음 실시됐다. 매년 12월 양국 공군 항공기가 대규모로 참가한다.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한 ‘화염과 분노’의 긴장이 높아가던 2017년 12월에는 닷새 동안 양국 공군 항공기 270여 대가 투입됐다.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 배치된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이틀 연속 전개됐다. 2018년 4·27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과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으로 대체됐다. 2019년에는 한국군과 주한 미군이 독자적으로 훈련 계획을 세워 단독으로 진행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으로 규모가 조정돼 실시됐다. 해외에서 전개된 전력없이 한국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미 공군의 F-16 등 한반도 내 공중 전력이 참가했다. 맥스 선더 훈련은 미국 공군의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을 본떠 2009년부터 매년 4~5월에 시행했다. 북한의 지대공 공대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가상 모의 표적을 타격하고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는 훈련이었다. 통상 블루팀(Blue air)과 레드팀(Red air)로 나뉘어 가상 시나리오에 따라 공중전, 전술폭격 훈련을 수행했다.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사령부가 주관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으로 상반기에는 맥스 선더, 하반기에는 비질런트 에이스가 있었다. 북한은 ‘북침 폭격 훈련’이라며 공포감을 나타냈으나 2019년 4월 규모를 축소해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으로 진행하면서 10년만에 폐지됐다. 키 리졸브 훈련은 훈련 이름만으로도 어떤 결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하지만 2019년에는 ‘19-1 동맹’으로 이름이 바뀌어 진행됐다. 내용을 떠나 훈련의 이름에서 결기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21년에는 그나마 ‘동맹’도 없고 ‘연합 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역량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줄줄이 축소 폐지되는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는 순기능보다 안보 불안을 높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자룡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장 참고 자료 김영준, “비대칭 동맹에서 방기 우려에 대한 대책: 한미 동맹의 사례, ”『유라시아연구』, 제11권 제4호, (2014).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한미동맹 60년사』,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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