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후보의 공약은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민주당 박영선 후보)
4·7 재·보궐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세 모드’로 본격 전환했다. 그동안 서로를 ‘누님’ ‘동생’으로 부르며 ‘아름다운 경쟁’을 강조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두 후보는 설 연휴 내내 ‘당심(黨心) 잡기’에 주력했다. 민주당 경선 투표는 당원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되기 때문에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포진한 당원들의 표심이 승패의 관건이다.
공세의 포문은 우 후보가 열었다. 우 후보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박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 검증을 시작하겠다”며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에 대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는 주로 쟁점을 만들지 않는 선거 방식을 유지하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세”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우 후보가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에 박 후보 측은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고 즉각 반박했다. 박 후보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집권 정당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TV 토론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의 주류인 친문 지지층 공략을 이어갔다. 먼저 입을 연 우 후보는 “설 연휴에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뵙고 왔다. 어려운 시기에 이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던 민주당 정신이 오롯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자신이 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혼신의 힘을 다해 지원했던 백신 특수주사기 개발 업체 측과 오는 길에 통화했다”며 “미국에서 이미 1억8000만 개를 주문받았고, 일본에서도 7500만 개를 주문받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 후보는 8일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말해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앞서 설 연휴 중에도 두 후보는 각각 노 전 대통령과의 접점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13일 자신의 후원회장이자 노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 친노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문 전 의장은 “박 후보가 승리하는 것만이 당을 살리고 정권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같은 날 우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난 뒤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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