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급 캠프’ 꾸린 여야 서울시장 경선캠프…약점 보완하고 외연 넓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5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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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영입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만큼 각 후보들의 경선 캠프 역시 대선 캠프 수준의 무게감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최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전직 장관들을 연이어 자문단장으로 영입했다.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일할 때 국무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16일 박 후보의 정책발표회를 시작으로 공식 지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박 후보는 “국무회의 동료였던 장관들이 선뜻 나서줘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앞서 박 후보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선 예비후보의 정책을 검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1.2.14/뉴스1 © News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선 예비후보의 정책을 검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1.2.14/뉴스1 © News1


민주당 내 핵심 계파 중 하나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좌장인 우상호 후보는 86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일찌감치 우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한 김영주 남인순 박홍근 의원 등 서울 지역 현역 의원들의 ‘공개 응원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내년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는 진영 차원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두 후보의 캠프가 경선 뒤에는 하나로 통합될 것이고, 이후 대선 캠프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도 “경선이 끝나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수준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캠프가 꾸려질 것”이라고 했다. 당 차원의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6일 서울시내 한 극장에서 영화·공연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나경원 캠프 제공) 2021.2.6/뉴스1 © News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6일 서울시내 한 극장에서 영화·공연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나경원 캠프 제공) 2021.2.6/뉴스1 © News1


야권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맡고 있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선거 캠프의 ‘1호 전문가 고문’으로 영입했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진 전 장관의 영입은 국민의힘은 물론 여권에서도 적잖은 화제를 일으켰다.

나 후보는 15일에는 진 전 장관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100층이 넘는 랜드마크 건물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 나 후보는 고건,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만나며 지지층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2.15/뉴스1 © News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2.15/뉴스1 © News1


나 후보 등과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보수층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는 등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무소속 홍준표 의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등과 연이어 만나 정국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각 후보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전직 관료나 정치 원로, 학자들을 ‘멘토’ 개념으로 모시려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야권 단일화 등으로 경선 단계에서부터 관심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여야 모두 다음달 초 공식 후보를 확정하는 만큼 인재 영입전은 더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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