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보선 캠프, 인재 모시기 경쟁
박영선에 정경두-박양우 합류… 우상호, 임종석-남인순 지지 받아
나경원은 盧정부 진대제 손잡고… 안철수, 반기문-김동길 연쇄 접촉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영입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만큼 각 후보의 경선 캠프 역시 과거 시도지사 캠프와는 무게감이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최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전직 장관들을 연이어 자문단장으로 영입했다.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일할 때 국무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16일 박 후보의 정책발표회를 시작으로 공식 지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박 후보는 “국무회의 동료였던 장관들이 선뜻 나서줘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앞서 박 후보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민주당 내 핵심 계파 중 하나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좌장인 우상호 후보는 86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일찌감치 우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한 김영주 남인순 박홍근 의원 등 서울지역 현역 의원들의 ‘공개 응원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내년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는 진영 차원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두 후보의 캠프가 경선 뒤에는 하나로 통합될 것이고, 이후 대선 캠프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도 “경선이 끝나면 과거 서울시장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매머드급 캠프가 꾸려질 것”이라고 했다. 당 차원의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맡고 있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선거 캠프의 ‘1호 전문가 고문’으로 영입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고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진 전 장관의 영입은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여권에서도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 후보는 15일에는 진 전 장관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100층이 넘는 랜드마크 건물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 나 후보는 고건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만나며 지지층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나 후보 등과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보수층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는 등 외연을 넓혀 가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무소속 홍준표 의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등과 연이어 만나 정국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 서울이 갖는 상징성에,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열린다는 점이 더해졌기 때문에 여야 모두 ‘대선 모의고사’의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며 “야권 단일화 등으로 경선 단계에서부터 관심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여야 모두 다음 달 초 공식 후보를 확정하는 만큼 인재 영입전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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