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을 통해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항쟁을 이끌었던 전옥주 씨(본명 전춘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을 통해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항쟁을 이끌었던 전옥주 씨(본명 전춘심)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72세.
17일 5·18기념재단은 전 씨가 전날 오후 경기 시흥시 자택 인근에서 급성 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49년 전남 보성군 출신으로 서울에 살던 전 씨는 1980년 5월 광주의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항쟁에 동참했다. 전 씨는 5월 18일부터 나흘간 광주 도심 곳곳을 돌며 길거리 방송을 통해 “시민 여러분,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청으로 나와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치며 항쟁 참여를 독려했다. 이 방송은 대학생 중심의 시위를 범시민적 항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씨는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발포를 앞두고 시민대표 5명에 포함돼 당시 전남도지사와 만나 계엄군 철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튿날 전 씨는 계엄군에게 붙잡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면서 모진 고초를 겪었다. 당시 겪었던 고문으로 전 씨는 평생 큰 후유증에 시달렸으며 사인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4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전 씨는 1989년 국회에서 열린 광주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항쟁 참상을 알리기도 했다.
전 씨는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배우 이요원 씨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18년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전 씨의 항쟁 당시 역할이 소개됐다.
전 씨의 빈소는 경기 시흥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이다. 전 씨는 19일 오후 1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사의 방송은 5월 광주의 절규였고, 저항의 깃발이었다”며 “고인은 그렇게 광주의 맨 앞줄에서 시대의 정의를 세우며, 민주주의를 지키셨다”고 추모했다.
이 대표는 “임께서 불태우신 삶이 오늘의 광주,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임은 가셨지만 그 결의와 희생은 광주와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함께 영원히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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