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 행사를 평년 수준으로 진행한 것을 두고 지난해에 비해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광명성절 행사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로 방역 체계가 다소 미흡했던 만큼 어쩔 수 없이 행사 축소를 선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16일 북한의 올해 광명성절 행사 규모가 지난해보다 다소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예년 수준의 행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어 지난해 광명성절 행사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열렸었다며, 올해 행사가 다시 정상적으로 치러진 것에 대해 “북한이 방역 수칙을 발전·조정하는 맥락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면 이 정도 규모의 행사는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광명성절 당시 김 총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외에는 별도의 행사 일정을 보도하지 않았다. 참배 행사 수행 인원도 전년보다 대폭 줄며 내부 방역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에 반해 올해는 중앙사진전람회를 비롯해 연일 경축 공연 등을 개최하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총비서의 금수산궁전 참배 수행 인원 규모도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해 광명성절 기념 참배 땐 17명의 간부만 동행했지만, 올해엔 100명 가까운 인파가 김 총비서의 뒤를 따라 입장했다.
특히 이번 광명성절엔 1년 넘게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리 여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 당국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 것으로 추측된 바 있다.
일각선 코로나19 위협이 여전한 상황 속 리 여사가 공식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북한의 방역 체계가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도 북한은 연일 강력한 방역 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러한 강경 조치가 이어진 덕분인지 최근 내부 상황은 상당 부분 안정화된 모습이다.
일례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멈춰있던 관광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금강산지구 개발 등을 논의하며 관광업 재개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이달 초엔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재개장했다.
아울러 북·중 국경지대에 대형 소독장을 설치하는 정황이 포착되며 북한의 국경 봉쇄 정책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북한은 사실상 경제를 포기한 채 방역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방역 체계가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서 경제 문제에 조금씩 눈을 돌리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방역에 성공했다며, 강경한 국경 봉쇄 정책과 방역 조치들이 어느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외부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부 사정과는 무관하게 바깥으로 쉽게 발을 뻗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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