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 단일화 승부수를 던졌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파열음이 계속 터져 나올 경우 ‘단일화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앞서 제3지대 단일화를 추진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첫 토론회가 이달 18일로 재조정됐다. 토론 횟수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불발됐다가 재협상 끝에 일단 갈등을 봉합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앞으로 진행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후보들의 정치적 상황과 유불리에 따라 실무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3지대 단일화에선 이달 15일로 예정됐던 토론 계획이 무산되며 책임 공방이 벌어졌고, 국민의힘까지 가세하면서 야권 전체가 균열 조짐을 보였다.
특히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인이면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며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야권은 ‘문재인 정부 심판’을 명분으로 보수와 진보 등 지지층의 표 분산을 막고 위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다음 달 4일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 중 최종 후보를 선출하고, 안 후보와 금 후보가 경쟁하는 제3지대에선 다음 달 1일 후보가 확정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후보의 막판 대결이 ‘성공한 단일화’의 마지막 고비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 후보가 “야권이 아름다운 단일화와 연대의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마지막 단일화가 치열한 신경전 속에 아슬아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다.
단일화 감정싸움 격화되면 시너지 효과 반감
일각에선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실무 협상이 감정싸움으로 격화될 경우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지지층을 결집하는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수층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 후보와 중도층 중심의 제3지대 후보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자칫 표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인사는 “순항할 것처럼 보였던 제3지대 단일화에서도 토론 횟수 등을 놓고 암초를 만났다”며 “단일화 마지막 단계에서 과열 경쟁이 펼쳐질 경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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