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사흘째 공개 발언이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 수석을 향해 날을 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 수석을 옹호할 경우 자칫 검찰 편을 드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 사의 파문과 관련해 “빨리 해결되기 바란다”고만 했다.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신 수석과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공식 논평 역시 사의 파문을 일절 다루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침묵을 지키는 건 피아(彼我)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 인사를 두고 신 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면으로 충돌한 상황에서 한쪽의 편을 선뜻 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오랜 핵심 측근이고, 박 장관은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의원이다. 한 여당 의원은 “신 수석이 2012년과 2017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대다수 의원들이 문 대통령과 신 수석의 각별한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의 파문에 대해 쉽사리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그저 청와대가 이번 일을 빨리 해결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청와대에서는 ‘잘 정리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신 수석이 사의를 거둬들일 것이란 뜻이냐’는 질문에는 “어느 쪽으로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데 하여간 잘 정리되지 않을까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의 파문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당 지도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파문의 또 다른 당사자인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인근의 한 식당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 김 최고위원과 오찬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가 파행을 겪으면서 급하게 ‘번개’ 일정으로 점심이 잡혔고, 이번 일을 원만하게 잘 매듭짓자는 수준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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