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 깃발을 들고 승리할 수 없다.”(오신환 후보) “(의원 시절)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이념 성향으로 나왔다.”(나경원 후보)
이달 16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1차 맞수토론에선 ‘강경 보수’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오 후보가 “중원의 싸움이 중요하다”며 나 후보의 표 확장성을 겨냥했고, 나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대여 공세에 나선 것과 관련해 “헌법과 국회를 유린하는 여당에 대해 우리가 지켜만 보는 게 맞았느냐”며 맞받아쳤다.
오세훈 “나경원 후보는 강경 보수 표방”
국민의힘 경선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강경 보수’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가열되는 모습이다. 나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세훈 후보도 ‘강경 보수’를 놓고 나 후보와 충돌하고 있다.
오 후보는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강경 보수를 표방한다. 사실 그 점이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국민은 강경 보수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후보가 2019년 원내대표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공직선거법의 신속처리 안건 상정을 막기 위해 여당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상황 등을 부각시킨 것이다.
나경원 “오세훈 후보가 전형적인 강경 보수”
이와 관련해 나 후보도 적극 반박하고 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무엇이 강경보수냐. 야당의 절박함을 ‘강경 보수’라는 간단한 단어로 규정할 수 있느냐”며 “우리 국민의 뜨거운 애국심을 함부로 평가절하지 말아 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1년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언급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는 시장직 사퇴라는 초유의 ‘강대강’ 대결 정치를 보였다”며 “이런 극단적 선택을 보여준 오 후보야말로 전형적인 ‘강경 보수’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 후보와 나 후보의 신경전은 ‘짜장면’과 ‘볶음밥’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나 후보는 짬뽕을 좌파, 짜장면을 우파에 비유했다. “우파와 좌파 이념이 있을 뿐, 중도 이념은 없다”는 것으로 보수가 짜장면을 잘 만들면 중도층이 짬뽕 대신 짜장면을 찾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자 오 후보는 자신을 ‘볶음밥’이라고 언급하며 나 후보의 짜장면론을 비판했다. 나 후보가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자신이 중도층을 흡수 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도층 겨냥 ‘짜장면’ ‘볶음밥’ 신경전
‘중도층’ 확보를 위한 오 후보와 나 후보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 중 한 명과 맞붙게 되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19일 2차 맞수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오신환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경쟁하고, 2부에서는 나 후보와 조은희 후보가 맞붙는다.
조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앞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서울시장 자리는 대표로 당 대표로 가는 징검다리도 아니고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도 아니다”라며 “시민의 삶을 챙기는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3일 3차 맞수토론을 진행하고, 26일 합동토론회를 거친 뒤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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