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온국민 으쌰으쌰 사기진작 지원금”… 野 “또 생색내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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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초청 113분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문 대통령, 이낙연 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문 대통령, 이낙연 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온 국민이 으쌰으쌰 힘을 내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당 지도부 초청 청와대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전국민 재난지원금 편성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올해 보편 지원 성격의 전 국민 지원금 지급 방침을 말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53분까지 청와대 본관에서 도시락 식사를 겸해 113분 동안 이어졌다.

○ 靑 “전 국민 지원금, 국민 위로 성격”

청와대 관계자는 지원금과 관련해 “소비 진작의 목적도 있지만 국민을 위로하고 국민 사기 진작 지원금의 성격을 더 강조해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원금이 코로나19 진정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당정 간에 협의를 하면서 이번에 (4차 재난지원금 예산에서) 함께 재정 확보를 할지, 나중에 분리해서 확보할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세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목표 시점은 올해 11월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을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만큼 올가을 지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내년 5월 대선을 7, 8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낙연 대표가 “싸웠다”고 표현할 정도로 당정 간 이견이 컸던 4차 재난지원금도 화두였다.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당과 생각이 똑같을 수 없지만, (지원의)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재해 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재난지원금은)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에서도 한편으로는 재정적 여건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 與 “文, 이낙연 힘 실어 준 것” 해석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지원금 지급에 문 대통령이 곧바로 호응하자 고무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지원금과 한국판 뉴딜 추진, 국회 입법 활동을 예로 들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당 관계자는 “오늘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추후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 대표가 활용할 또 하나의 카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간담회를)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미뤄왔는데, 이 대표님이 사퇴를 앞두고 있어서 더는 늦추지 못하고”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해 다음 달 7일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 지원금에 대해 “조건부 생색내기, 국민 기만”이라며 “이 정권은 ‘역대 가장 좋은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줄줄이 문을 닫는 서민들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송구한 기색도 없다. 성대한 선거용 말잔치에 국민은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 파문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간담회 전부터 ‘이런 자리에서 (신 수석) 관련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뜻을 표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관련 내용을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혜령·김소민 기자
#문대통령#사기진작 지원금#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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